알리·테무 저가쇼핑 즐기다가…발암물질에 '화들짝'

알리·테무 "문제제품 즉각 삭제"…안전 이슈에 긴장

중국 쇼핑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최저가·공짜 쇼핑을 게임처럼 즐기던 한국 고객들이 '발암 물질' 검출 소식에 화들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구매한 제품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잇따르자 이들 플랫폼 쇼핑을 즐기던 한국인 고객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7일 인천본부세관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장신구 성분을 분석한 결과 404개 제품 중 96개(24%)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국내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10배에서 최대 700배에 이르는 카드뮴과 납이 나왔다. 서울시는 알리익스프레스 판매율 상위에 오른 어린이용품과 생활용품 31개를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에서 허용 기준치를 크게 넘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8일 발표했다.

어린이용 가죽 가방에서는 불임 유발 등 생식독성과 발암 가능 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발표를 접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이용자들은 '내가 구매한 시곗줄에도 발암물질이 있을까', '얼굴 마사지기도 발암물질일까', '중국산 옷을 사 입어도 될까'라는 질문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줄줄이 올렸다. '이럴줄 알았다'는 반응과 'KC인증도 받지 않은 중국산 제품을 싼 가격에 사서 쓰면서 발암물질을 걱정하는 게 한심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최근 들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현금 살포성 마케팅을 게임처럼 즐기던 마니아 고객층의 우려가 더 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18일부터 한국 상품 전문관인 케이베뉴(K-venue)에서 '천억 페스타'를 진행하면서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10시 두 차례 선보였다. 선착순으로 오렌지(1.5㎏), 바나나 3송이(4㎏), 망고(4㎏), 파인애플 2개(2.5㎏), 유정란 2판 등을 각각 1천원에 구매하면 무료 배송해주기에 '천원딜', '천원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격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타임딜 시작과 동시에 2∼3초면 모두 동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틀 연속 계란 성공", "바나나 2번·오렌지 1번 먹었다", "과일 종류별로 다 성공" 등 마치 게임 속 희귀 아이템을 얻은 것처럼 천원딜 성공을 인증하거나 비법을 공유하는 글이 이어졌다.

테무 고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룰렛 게임 방식 또는 물고기 키우기 게임 방식의 무료 쇼핑을 즐기기 위해 서로 가입 추천을 요청하는 게시글이 올라오는 등 고객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모양새다.

테무앱 신규 가입자를 다단계처럼 끌어모아야 하지만 미션을 달성하면 실제로 공짜 제품을 주기 때문에 게임을 하듯이 즐기는 고객까지 생겨난 것이다.

이런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한국 고객이 워낙 빠르게 증가한 만큼 발암물질이 사용된 제품 구매 등 소비자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 앱 사용자 수는 쿠팡(3천86만명), 알리익스프레스(887만명), 테무(829만명), 11번가(740만명) 순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도 당국의 전방위 감시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가 중국산 제품의 안전성 문제를 계속 찾아내면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매하던 고객이 대폭 이탈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무총리 직속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중국 쇼핑 플랫폼의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실태를, 공정거래위원회는 테무의 거짓·과장 광고 의혹을 각각 조사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보도된 상품에 대한 내부 조사를 시작했다"며 "안전 인증이 필요한 상품이 국내 규정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플랫폼에서 즉시 삭제 조치할 예정"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테무 또한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문제가 된 품목을 판매 목록에서 제외하도록 즉각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며 "유사 제품에 대해 폭넓은 조사를 실시해 안전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