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이후 10년간 평균소득 42% '뚝'
입력
수정
지면A16
인천대 교수팀 논문 발표우리나라 고령층은 만 58세에서 68세까지 10년간 근로소득이 평균 42%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은퇴 후 ‘소득 절벽’ 현상은 저소득·저학력 계층보다는 고소득·고학력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로 새 일자리 찾아도
월급 평균 100만원 줄어
고학력자 '소득절벽' 더 커
10일 오태희·이장연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경제학술지 ‘경제학연구’에 발표한 ‘우리나라 고령자의 은퇴 이후 소득절벽 효과 분석’ 논문에 따르면 한국 고령자의 평균 근로소득은 정년 직전인 58세에 311만원이었지만 10년 뒤인 68세에는 180만원으로 42%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한국고용정보원이 2006년 당시 만 45세 이상이던 1만254명을 뽑아 구성한 ‘고령화연구패널’ 중 연구 조건에 맞는 1928명을 표본 추출해 소득 변화를 분석했다.이들의 소득 감소 원인 중에선 ‘연령 증가에 따른 노화’가 49%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이어 ‘주된 일자리 은퇴’가 40%로 뒤를 이었다. 주된 일자리란 생애주기 중 가장 중요하거나 가장 오랜 기간 머무른 일자리를 의미한다.
주된 일자리를 떠난 이후 소득 감소폭은 고학력·고소득자에게서 컸다. 이들이 은퇴 후 새 일자리를 구하면 2년 차까지의 소득은 주된 일자리 대비 평균 111만원 줄었다. 반면 저소득·저학력 계층에서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고용률은 2022년 기준 36.2%에 달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5.5%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그런데도 2021년 OECD 기준 노인 빈곤율은 43.3%로 전체 평균 14.1%의 세 배를 웃돈다.연구진은 “소득이 높은 근로자들도 주된 일자리에서 바로 완전하게 은퇴하기보다는 정년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유인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고령자들이 더 오랜 기간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에 기여하도록 하면 사회보장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