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유세 '낙동강벨트'서 민주당 줄줄이 패배…개딸들 "열받아"

부울경서 민주당 후보 88% 패배
文 지원 유세 1명 빼고 다 낙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8일 부산 강서구 명지해안산책로를 찾아 강서구에 출마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함께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던 중 산책하는 시민의 반려견을 안아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한 '낙동강벨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대부분 패배했다. 이번 22대 총선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는 88%가 낙선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은 부울경에서 민주당 패배의 원인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을 지목하고 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총선 개표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은 부울경 지역구 총 40석 중 34석을 가져가게 됐다. 민주당은 5석에 그쳤다. 민주당 후보 12.5%만 부울경에서 살아남은 것이다.이중 부산과 경남은 상대적으로 여당 지지세가 높은 곳으로 꼽히나, 낙동강 벨트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세도 만만찮아 총선 때마다 격전지로 분류된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를 나섰던 김지수 창원 의창 후보, 오상택 울산 중구 후보, 울산 전은수 남구갑 후보, 이재영 경남 양산갑 후보, 변관용 경남 거제 후보, 박인영 부산 금정 후보, 배재정 부산 사상 후보, 변성완 부산 강서 후보 등은 국민의힘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그가 유세 지원을 한 민주당 후보 중에서 당선된 인물은 김태선 울산 동구 후보 정도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총선을 앞두고 지원 유세에 나서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의 등판을 두고 "중도층에 악영향일 수 있다", "더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으로 비례정당 표가 분산된다" 등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특히 그가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조국혁신당을 두고 "좀 더 대중적인 정당으로 잘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몰빵론'(지역구는 민주당·비례정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을 강조한 이 대표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분노를 쏟아내기도 했다. 논란이 과열되자 이재명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아예 문 전 대통령과 조 대표를 총선 전까지 '금지어'로 취급하기에 이르렀다.총선 후 부울경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패배하면서 '개헌 저지선을 부울경이 막아냈다'는 평가가 나오나 이 대표 지지자들은 다시 문 전 대통령과 조 대표의 책임론을 내세우는 분위기다.

이날 새벽 한 지지자는 "부울경 진다고? 설레발친 X들 다 엎드려뻗쳐야 한다. 보수표랑 중도표를 가져오긴, 민주당 표만 가져가서 쓸모없는 인간이나 울려주고 잘하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다른 지지자들은 "이미 털보(방송인 김어준씨를 비하하는 표현), 문씨, 조씨가 다 망쳤다", "막판에 문 대통령이 설치는 바람에 부산 보수들 다 결집했다", "아무튼 도움이 안 된다. 일부러 저러나 싶다. 바람대로 잊혀지길!", "양산 사는 분이 만난 후보들 다 보내버린 것 맞지 않냐", "의도한 것이라고 본다. 보수 결집하라고 일부러 콕 집어서 그쪽으로 간 것 열받는다" 등 반응이 나왔다.일부 지지자들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저격한 이유는 김씨가 만든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대부분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를 보고 진보 지지층이 결집하지 못했다고 탓하는 것으로 보인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