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잔디 깔아줄게"…진보 텃밭서 이변 일으킨 김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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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상징' 김근태·인재근의 24년 지역구
MZ·산업화 세대 동시공략 전략으로 승리
페이스북에 "3대째 도봉주민" 지역민심 자극
인스타그램엔 "형이 잔디깐다" MZ 입소문 내
![김재섭 국민의힘 서울 도봉구 갑 후보가 11일 선거사무소에서 당선된 후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393647.1.jpg)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도봉갑은 1992년 이후 신지호 한나라당 전 의원(18대 총선)을 제외하면 한 번도 보수 후보가 당선된 적 없는 보수 정당의 험지로 분류된다.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인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아내 인재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15~17대, 19~21대 총선에서 이곳에서 당선됐다. 정치권에서는 고령층과 청년을 동시에 공략한 '투트랙 전략'을 김 당선자의 승리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에서 장년층이 주로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젊은 층이 애용하는 인스타그램의 콘텐츠를 따로 만들어 유통한 게 대표적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치인들은 콘텐츠 하나를 만들어 여러 SNS에 뿌리는게 일반적이지만 SNS 사용자층을 정확히 나눠 다른 문법을 구사한 차별화된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3대째 도봉구 주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지역 토박이들의 정서를 자극했다. 페이스북에는 지역 경로당을 방문하거나 노년층 유권자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사진을 올렸다. 도봉구에 무연고로 전략공천된 안귀령 민주당 후보와 대비를 이뤄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393471.1.jpg)
김 당선자는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잔디 공약은 현장에서 만난 학생들이 가장 많이 원한 '상향식' 공약이었다"라며 "젊은 세대를 위해 고민을 하다보니 부모 세대에게 소구력있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같다"라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