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김준혁 지역구 무효표 4696표 달해…"구사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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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위 득표 차 2377표 넘어선 수치'이화여대생 미군 장교 성 상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경기 수원정에서 무효표가 4696표 나왔다. 김 당선인과 2위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 간 표차인 2377표(1.73%포인트)를 넘어선 수치다.
지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수원정 선거구에서 나온 무효표는 4696표다. 이는 인근 수원 다른 선거구와 비교해서도 많은 수치다. 수원갑 1468표, 수원을 1826표, 수원병 1573표, 수원무 1922표 모두 무효표가 수원정의 3분의 1 내지 절반가량에 그쳤다.현행 공직선거법상 무효표는 정규 투표용지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어느 칸에도 표를 하지 않거나, '공개된 투표지' 고무인이 날인된 것, 2칸에 걸쳐 기표하는 등 어느 칸에 표를 한 것인지 식별할 수 없는 경우 등에 해당한다.
이날 김 당선인은 유튜브 방송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후보와 접전을 벌인 것에 대해 언급했다. 진행자가 '죽었다, 살아나셨죠'라고 하자, 김 당선인은 "예,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우세 지역인 경기 수원정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김 당선인에게 투표하는 대신 의도적으로 무효표를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총선 과정에서 김 당선인의 막말 발언에 위기가 있는듯했으나, 가까스로 패배를 면했다는 평가도 있다.앞서 김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에 출연해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그런 것에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다만 김 당선인은 논문을 근거로 '김활란이 성 접대를 주도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반박했고,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해당 논문에는 '성 상납'은 물론이고 '성 접대를 주도했다'는 표현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지난 4일 이대 총동창회, 정치외교학과 동창회 등은 학교 대강당에서 '자발적 집회'를 열고 김 당선인이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또한 이대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당선인에 패한 이 후보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러분들이 보내주신 성원으로 외롭지 않게 싸울 수 있었다. 그동안 감사했다"며 "패하긴 했으나 저는 여전히 경기대학교 연구실에 있게 될 것이니 여러분과 함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애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이번에는 실패했으나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저 개인은 졌지만, 정의로운 세상을 원하는 여러분들의 뜻은 그대로 살아남았다. 다음번을 기약해 보자"고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