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 원투펀치 벌써 6승 합작…kt '0'·롯데 '1'

LG 켈리·SSG 더거·삼성 코너, 아직 승리 신고 못 해
프로야구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 덕을 톡톡히 본 구단은 1, 2위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다. 11일 현재 KIA의 이방인 원투 펀치인 윌 크로우(3승 1패)와 제임스 네일(3승)은 팀 승수(11승)의 절반이 넘는 6승을 합작했다.

지난해 KIA의 외국인 투수 4명이 거둔 전체 승수가 16승에 불과했던 점에 비춰보면 올해에는 출발이 무척 좋다.

힘을 앞세운 정통파 투수인 크로우는 KBO리그 첫 두 경기에서 5점씩 주고 고전하다가 4월 들어 두 경기에서 11이닝을 자책점 없이 던져 2승을 따내고 적응을 마쳤다.
'제2의 에릭 페디'(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불리는 네일은 스위퍼(변형 슬라이더) 또는 슬러브(슬라이더+커브)로 평가받는 현란한 변화구를 앞세워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3연승을 질주했다.

네일의 평균자책점은 0.47로 경기당 1점도 주지 않는 놀라운 행진을 벌이는 중이다.

외국인 투수의 성적은 한해 팀 농사를 좌우할 정도로 KBO리그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크로우와 네일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아줬다.
NC의 대니얼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 두 외국인 투수도 인상적이다.

카스타노와 하트는 3경기씩 등판해 패배 없이 2승씩을 수확했다. 카스타노의 평균자책점은 0.93으로 네일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20승 투수 페디가 미국프로야구로 돌아갔어도 NC는 카스타노와 하트의 승수 분담 효과로 선발진의 공백을 느끼지 않는다.

에릭 해커∼드루 루친스키∼페디를 이어 KBO리그에 딱 맞는 투수를 끊임없이 잘 데려오는 NC의 스카우트 성공 전략에는 분명히 특별한 비밀이 있다.

보통 1·2선발 또는 1·3선발로 뛰는 외국인 투수가 순조롭게 승리를 쌓으면 팀도 상승세를 탄다.

승리의 보증수표답게 이들이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이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자연스럽게 벤치와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인다.
두산 베어스의 라울 알칸타라(1승 1패)와 브랜든 와델(3승 1패) 듀오도 4승을 챙겼다.

류현진의 가세로 올해에는 2·4선발로 뛰는 한화 이글스의 펠릭스 페냐(2승 1패)와 리카르도 산체스(1승) 콤비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아리엘 후라도(1승 3패)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승 1패)도 3승을 거둬 선발진이 약해졌다던 키움 히어로즈의 보루 노릇을 한다.

다만, 아직 시즌 첫 승리를 거두지 못한 외국인 투수가 있는 구단은 선발진 운용에서 빠듯함을 호소한다.
SSG 랜더스는 2패, 평균자책점 12.86으로 고전하는 로버트 더거를 걱정한다.

더거는 지난 6일 NC에 3이닝 동안 14실점(13자책점)하고 역대 최다 실점 타이기록의 불명예도 안아 충격에 빠졌다.

롯데 자이언츠의 찰리 반즈도 3경기에 나서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SSG와 롯데의 외국인 투수 합작승은 각각 1승에 머물렀다.

데이비드 뷰캐넌 대신 삼성 1선발의 중책을 맡은 코너 시볼드 역시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86으로 부진하다.

사자군단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는 2승(2패)을 따냈지만,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불안하다.

LG 트윈스의 장수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도 세 번의 도전에서 시즌 1승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당혹스러운 팀은 kt wiz로 윌리암 쿠에바스(2패)와 웨스 벤자민(1패)이 합쳐서 7번의 등판에서 아직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kt의 최대 장점인 선발 야구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이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