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훈의 한반도톡] 기시다, 북일회담에 의지…'납치' 넘어 외교력 확대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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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도 북일대화에 힘 실어…日, 6자회담 중재 中처럼 영향력 키울지 주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한의 부정적 반응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이어가며 현안 해결 의지를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꾸준히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피력해온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도 북일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불태웠다.
기시다 총리는 방미를 앞두고 한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일 사이를 가로막는 오랜 숙제인 일본인 납치 문제.
앞선 아베 정부는 납치문제를 일본 외교의 최고로 중요한 과제로 놓고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북한과 관계 정상화도 없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납치 피해자는 전원 생존해 있고 이들의 전원송환이 이뤄져야만 한다는 입장이고 이 원칙은 기시다 정부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납치문제는 오래전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미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정상회담을 통해 5명 생존, 8명 사망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5명의 생존자는 모두 일본으로 귀국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전달했지만, 일본은 DNA 검사를 통해 메구미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입장의 연장선에 있다. 이어 최선희 외무상도 담화에서 "우리는 일본이 말하는 '납치 문제'에 관련해 해결해 줄 것도 없을뿐더러 노력할 의무도 없고 또한 그러할 의사도 전혀 없다"고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결국 북일 간에 정상회담이든 교섭이든 유의미한 만남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납치문제라는 강을 건너야만 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문제를 대하는 기시다 총리의 입장에서 다소의 변화가 감지된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북일정상회담 추진의 목적은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하고 양국의 안정적 관계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도 납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여러 현안 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납치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미해결 문제' '여러 현안'이라는 포괄적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북한의 반발을 우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어떻게든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보겠다는 의지가 읽히는데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미일정상회담 후 "일조(일본과 북한)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말해 북일 양자 차원을 넘어서는 구상이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갖는 것을) 환영한다"라면서 "나는 일본 및 기시다 총리에 대해 믿음이 있으며 나는 그들(북한)과의 대화 모색은 좋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일본의 북한과 대화 노력에 힘을 보탰다.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후원을 받는 상황에서 일본이 북한과 대화 통로를 마련한다면 동북아에서 외교적 위상이 커질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에 만들어진 전선으로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도 일본이 북한과 소통의 통로를 마련한다면 동북아지역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로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교착되자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 3자회담에 이어 6자회담을 주도하며 동북아 외교의 중심으로 부상했던 상황을 일본이 염두에 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이 일본과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그 자체가 과정"이라며 "기시다 총리가 지속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 입장을 보이고 북한과 교섭의지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북일간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한반도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는 미국도 일본의 북한과 대화의지에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있는 만큼 일본이 현재의 교착국면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방미를 앞두고 한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위해 일본 정부가 북한에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는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일 사이를 가로막는 오랜 숙제인 일본인 납치 문제.
앞선 아베 정부는 납치문제를 일본 외교의 최고로 중요한 과제로 놓고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북한과 관계 정상화도 없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납치 피해자는 전원 생존해 있고 이들의 전원송환이 이뤄져야만 한다는 입장이고 이 원칙은 기시다 정부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북한은 납치문제는 오래전 해결된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미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정상회담을 통해 5명 생존, 8명 사망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며, 5명의 생존자는 모두 일본으로 귀국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전달했지만, 일본은 DNA 검사를 통해 메구미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입장의 연장선에 있다. 이어 최선희 외무상도 담화에서 "우리는 일본이 말하는 '납치 문제'에 관련해 해결해 줄 것도 없을뿐더러 노력할 의무도 없고 또한 그러할 의사도 전혀 없다"고 북한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결국 북일 간에 정상회담이든 교섭이든 유의미한 만남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납치문제라는 강을 건너야만 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문제를 대하는 기시다 총리의 입장에서 다소의 변화가 감지된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북일정상회담 추진의 목적은 "미해결 문제들"을 해결하고 양국의 안정적 관계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일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도 납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여러 현안 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납치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채 '미해결 문제' '여러 현안'이라는 포괄적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북한의 반발을 우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어떻게든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보겠다는 의지가 읽히는데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미일정상회담 후 "일조(일본과 북한) 간 성과를 내는 관계 실현은 쌍방 이익에 합치하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말해 북일 양자 차원을 넘어서는 구상이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우리의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갖는 것을) 환영한다"라면서 "나는 일본 및 기시다 총리에 대해 믿음이 있으며 나는 그들(북한)과의 대화 모색은 좋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일본의 북한과 대화 노력에 힘을 보탰다.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며 중국과 러시아의 후원을 받는 상황에서 일본이 북한과 대화 통로를 마련한다면 동북아에서 외교적 위상이 커질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또 우크라이나와 중동 등에 만들어진 전선으로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도 일본이 북한과 소통의 통로를 마련한다면 동북아지역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로 북미 간 비핵화 논의가 교착되자 중국이 중재자로 나서 3자회담에 이어 6자회담을 주도하며 동북아 외교의 중심으로 부상했던 상황을 일본이 염두에 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한의 김여정 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이 일본과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그 자체가 과정"이라며 "기시다 총리가 지속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 입장을 보이고 북한과 교섭의지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북일간 움직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과 한반도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는 미국도 일본의 북한과 대화의지에 긍정적으로 화답하고 있는 만큼 일본이 현재의 교착국면을 어떻게 돌파할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