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데이식스 월드"…3만명 심장에 꽂은 'K팝 밴드' 자부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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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식스, 12~14일 단독 콘서트 개최그룹 데이식스(DAY6)가 단독 콘서트를 열고 3만4000여명의 관객과 만나며 '성장형 밴드'의 표본임을 증명했다. 직접 곡을 작업하는 이들이 180분간 선보인 명곡 릴레이, 폭주 기관차 같은 강력한 밴드 라이브, 우레와 같은 팬들의 떼창, 애정 가득한 소통으로 꽉 찬 데이식스의 세계는 넓고, 깊고, 따뜻했다.
3일간 총 3만4000명 관객 동원
180분간 폭주 기관차 같은 밴드 라이브
기립·떼창으로 화답한 팬들 '장관'
데이식스(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는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 '웰컴 투 더 쇼(Welcome to the Show)'를 개최했다. 지난 12, 13일에 이은 3회차 공연이다.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지난달 완전체로 컴백한 이후 처음 여는 콘서트. 1층부터 3층까지 가득 찬 객석은 높아진 데이식스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군백기 동안 '예뻤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더블 역주행에 성공하며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은 이들은 미니 8집 '포에버(Fourever)'를 발매하며 팬덤을 더욱 탄탄히 다지고 있다.
총 3일에 걸친 이번 콘서트로 데이식스는 3만4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5년 11월 약 1000석 규모의 예스24무브홀에서 첫 콘서트를 개최한 이들의 눈부신 성장이다. 콘서트 티켓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200만 트래픽을 달성하며 전석 매진됐다. 추가 오픈석까지 전 회차가 팔려나갔다.
신보 타이틀곡이자 공연명인 '웰컴 투 더 쇼'는 데이식스의 화려한 2막을 함께 축하하고 즐기는 자리에 더없이 완벽한 이름이었다. 객석 사이 통로로 멤버들이 등장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환상적인 불꽃과 함께 '웰컴 투 더 쇼' 연주가 시작되자 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멤버들은 360도 무대의 각 끝에 자리해 곧바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완벽하게 하나가 된 데이식스와 마이데이(공식 팬덤명)의 재회를 기념하듯 여러 차례 터지는 불꽃과 아름다운 꽃가루가 벅찬 감동을 안겼다.
특히 'K팝 대표 밴드'답게 데이식스는 '웰컴 투 더 쇼'에 이어 '베러 베러(Better Better)', '러브 퍼레이드(LOVE PARADE)', '더 파워 오브 러브(The Power of Love)', '행복했던 날들이었다', '딥 인 러브(Deep in love)'까지 무려 6곡을 잇달아 불렀다.팬들은 기립과 떼창, 환호로 데이식스의 기를 팍팍 살렸다. 오프닝부터 폭발적이었다. 시원하게 귓가를 때리는 라이브 밴드 사운드에 공연장을 감싸는 짜릿한 고음이 밴드 외길을 걸어온 데이식스의 저력을 실감케 했다. 거친 악기 소리, 날카롭고 날렵한 레이저 무빙과 함께 '딥 인 러브(Deep in love)'가 시작될 때 객석은 열광했다. 치솟은 장내 온도, 연신 부채질하며 땀을 식히는 팬들의 모습이 이를 증명했다.
원필은 "오늘도 역시나 처음부터 뜨겁다"며 감탄했고, 영케이는 "벌써 6곡을 달렸다. 오프닝 6곡까지도 그랬지만 이 공연의 모든 곡에 여러분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여러분들의 목소리"라고 말해 호응을 얻었다."목 잘 풀고 왔나요?" (영케이)
"네!" (마이데이)우렁찬 팬들의 외침에 터진 영케이의 웃음과 함께 본격적인 '데이식스의 쇼'가 눈앞에 펼쳐졌다. 360도 무대를 감싼 상부의 커다란 스크린은 몰입감을 높였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다채로운 조명 효과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밴드 특성상 아티스트 이동이 쉽지 않은데 360도 무대를 회전 가능하도록 만들어 모든 팬이 멤버들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영케이는 "이 공연장에 2019년에 왔고, 이번에 다시 돌아오게 된 건데 360도 무대로 여러분들을 더 많이 모실 수 있게 됐다. 다 여러분들이 해낸 것"이라며 팬들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맨 인 어 무비(Man in a movie)', '둘도 아닌 하나', '사랑하게 해주라', '그게 너의 사랑인지 몰랐어', '그럴 텐데'까지 차분한 무대가 이어질 때는 조용히 감상하는 팬들의 성숙한 태도가 놀라움을 안겼다. 데이식스는 3회차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힘있게 소리를 뱉었다. 2017년 발매됐으나 역주행에 성공하며 현재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히트곡 '예뻤어'를 부를 땐 멤버들의 촉촉한 눈빛과 객석의 불빛이 더해져 황홀한 분위기가 배가됐다.
데뷔곡 '콩그레츄레이션스(Congratulations)'부터 직접 곡을 만들며 팀의 정체성을 구축해 온 데이식스답게 맞춤형 명곡 릴레이가 이어졌다. 흥겹고 강렬한 연주가 매력적인 '스위트 카오스(Sweet Chaos)'부터 '나만 슬픈 엔딩'을 비롯해 포근하고 따뜻한 메시지가 있는 '포 미(For me)', '힐러(Healer)', '바래', 그리고 신보 수록곡인 '해피(HAPPY)', '널 제외한 나의 뇌' 등 완성도 높은 곡의 무대가 빈틈없이 이어졌다.
객석에서 일렁이는 푸른 빛을 보고 있자니 마치 데이식스라는 바다를 유영하는 기분이 들었다. 데이식스의 라이브 연주 위에 얹힌 마이데이의 목소리도 감동적이었다. 멤버들은 팬들을 향해 "꾀꼬리 같은 목소리"라며 애정을 드러냈고 일부 곡들을 연주로만 선사해 팬들에게 즉석 라이브 노래방을 선물,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해피'를 부르던 중 원필은 왈칵 눈물을 쏟기도 했다. 자리에서 뛰며 목청이 터져라 떼창하는 팬들의 모습에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것이었다. 원필은 "날 울리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면서 "'해피'라는 노래가 딱 이 감정 같다. 슬픈 게 아닌데 벅차서 슬픈 느낌이다. 우리가 이런 가사를 쓰는 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라서다. 또 우리가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무대가 나오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성진은 "우리도 행복을 잘 몰라서 찾아 나가고 있는 것 같다. 다만 그중에 확실한 행복은 있는 것 같다"며 팬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행복은 정의하기 나름인 것 같다. 다들 행복할 수 있다. 그리고 행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댄스 댄스(DANCE DANCE)', '어쩌다 보니'까지 쉼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공연은 끝을 향해가고 있었다. 앙코르에서는 각별한 팬사랑이 빛을 발했다. '마이 데이(My Day)'를 부르며 객석으로 내려온 데이식스는 '싱 미(Sing Me)', '세이 와우(Say Wow)', 'Free하게'를 소화하는 내내 1층은 물론 3층까지 찾아가며 오랜 시간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팬들은 '영원을 노래하는 데이식스 옆에 영원히 함께할 마이데이'라고 적힌 슬로건을 들어 마음을 전했다.공연을 마치며 도운은 "벅차고 기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난 정말 여러분 덕분에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오늘도 다시 한번 또 느꼈다. 3일간의 공연이 끝났지만 데이식스는 이제 시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원필은 "우리가 일반적인 밴드 포맷은 아니라 모든 분에게 잘 보일 수 있도록 360도 무대를 준비했다. 잊지 못할 공연을 선사해주셔서 감사하다. 같이 노래를 불러줄 때 연결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힘든 날들이 와도 잘 버텨서 끝까지, 악착같이 살아가 보자"면서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 주시고, 함께 걸어가 달라"고 당부했다.
영케이는 "데이식스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궁금했는데 정말 똑같더라. 최근에 '우린 과연 몇 살까지 유치할까'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렇게 계속하고 싶다. 이걸 가능케 하는 건 여러분이다. 계속 무대에 올려주시고 노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행복하자"고 외쳤다.
끝으로 성진은 "360도 무대를 준비하면서 사운드가 어떻게 나올지, 모니터는 어떨지 쉽지 않았다"며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좋았다. 다 마이데이 덕분"이라면서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하다. 조심해서 들어가시라"고 덧붙였다.마지막까지 에너지는 줄어들지 않았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엔딩곡으로 택한 데이식스는 팬들과 뛰어놀며 활기차게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