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을 공격하기 전 인접국 튀르키예를 통해 공습의 규모와 의미를 미국과 조율한 정황이 보도돼 주목된다. 14일 로이터 통신은 튀르키예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작전 계획을 튀르키예에 미리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당시 이란은 자신의 군사작전이 '영사관 공격'에 대응하는 것뿐이며 그 이상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튀르키예를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은 튀르키예를 통해 이란에 "작전은 일정한 한도 내에서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유례없는 보복 공습이 미국이 이란을 직접 겨냥하는 빌미가 되지 않도록 이란이 사전에 '리스크 관리'를 했다는 것이다.
이란은 1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이스라엘에 폭격당하자 이에 대응한 보복을 여러 차례 예고하면서도 미국에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경고의 형식이지만 미국과 군사적으로 정면 대결하는 최악의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온통 신경을 곤두세웠던 셈이다. 보복 공습 당일인 14일에도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통화해 이번 공습의 성격을 재차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는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이 피단 장관에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작전은 종료됐고 이란이 공격받지 않는 한 새로운 군사작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가 이스라엘과 적대적이라는 점에서 이는 이스라엘이 아닌 미국을 향해 발신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자국과 미국 모두와 대화채널이 열린 튀르키예에 메신저 역할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단 장관은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에게 "역내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앞서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도 이날 "우리는 이번 작전을 처벌의 수위까지만 수행하고자 했다"며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