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 시대정신 대표하는 한국…K-명품브랜드 기대

2024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선정위원회가 2024년 수상 브랜드를 16일 발표했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올해 19회를 맞이한 대표 브랜드 시상·평가 행사다. 한경닷컴, 동아닷컴, iMBC가 공동 주최했다. 후원은 한국경제신문, 동아일보가 맡았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소비자 설문 등 객관적 조사·분석 데이터를 토대로 브랜드 경쟁력을 측정한다. 깊이있는 분석 데이터를 기업체,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제공해 효율적인 브랜드 전략 수립과 브랜드 가치 증대에 일조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 운명 좌우하는 브랜드

현대 경영에서 브랜드는 기업 이미지와 지속적 발전을 좌우한다. 기업의 모든 것을 말해 주는 중요한 가치가 내포된 무형자산으로 인정받고 있다. 기술 발달로 서비스와 상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기능을 중시하는 ‘기능적 소비’가 아니라 개인 취향과 브랜드가 주는 주관적 만족감에 좌우되는 ‘기호적 소비’로 옮겨 갔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해마다 많은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중 90%는 실패한다”며 “그 이유는 목적성 브랜드(Purpose Brand)의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목적성 브랜드란 ‘해당 제품의 사용자로 생각되는 통계적 일반 평균 고객이 아닌 특정 목적으로 세분화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위한 브랜드’라고 정의했다. 예컨대 자동차의 경우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와 ‘하차감’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위한 브랜드처럼 고객이 원하는 목적과 브랜드가 연계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콘텐츠 메카’ 한국, 브랜드 산실로

한국의 문화 예술적 역량과 소비시장의 수준 등을 살펴볼 때 일류 브랜드들이 대거 탄생하기에 충분한 여건이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 최근 문화,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K팝과 드라마, 영화가 세계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한국의 작품들은 문화적 시대정신을 대표한다”고 말했다. K팝 아이돌이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홍보대사로 기용되기도 한다.
한국의 소비 시장 역시 양적인 측면과 질적인 측면에서 주목받으며 가장 트렌디한 시장으로 부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지난해 내놓은 ‘명품 소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명품 소비액은 325달러(약 40만원) 수준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가 증가하자 구찌는 경복궁에서, 루이비통은 한강 잠수교에서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한국에서 마케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 같은 환경을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는 ‘적기’라는 평가들이 나온다.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적인 것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우리의 스토리와 디자인, 고유한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글로벌 K명품 브랜드의 탄생이 기대되는 이유다.

○3만8000명이 참여한 심사

2006년 제정된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에선 올해도 축적된 소프트파워와 우수한 제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기업 브랜드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2024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 수상 기업은 지난 2월 1일~16일 행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된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됐다. 온라인 설문에는 3만8702명이 조사에 참여했고, 473개 부문, 3152개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소비자 설문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최초 상기도 △인지도 △차별성 △신뢰도 △리더십 △품질 △충성도 등의 항목을 조사한 뒤 가중치를 부여해 브랜드 가치 측정모델인 MBI(Master Brand Index)를 산출했다. 이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증 심사위원들은 설문 타당성과 분석의 오류를 최종 검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