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버거 가격 올렸다…외식·식품·유통가 '인상 움직임'(종합)

굽네·파파이스, 오늘 나란히 가격 올려…쿠팡도 월회비 58% 인상
총선 끝나자 가격 인상 잇따라…다른 업체 뒤따를 가능성도
외식·식품·유통가에서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일부 유통업체도 구독경제 상품의 월 회비를 올렸다.

4·10 총선이 끝나자마자 그동안 정부 눈치를 보던 식품·외식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시작된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총선 후에 가격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실제로 현실화하고 있다. 15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는 이날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을 이유로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1천900원씩 인상했다.

굽네가 가격을 올린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고추바사삭은 기존 1만8천원에서 1만9천900원으로 올랐고, 오리지널은 1만6천원에서 1만7천900원으로 인상됐다. 남해마늘바사삭은 1만9천원에서 2만900원으로 올랐다.
글로벌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도 이날 치킨, 샌드위치(버거), 디저트류, 음료 등의 가격을 평균 4%(100∼800원) 올렸다.

배달 제품 가격은 더 비싸진다. 파파이스는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파파이스 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인상과 인건비, 배달 수수료 등 비용 상승 압박이 커져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굽네와 파파이스에 이어 다른 외식기업이나 식품기업들이 가격 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가격 인상 요인이 넘쳐나지만 최대한 버티고 있다"면서 "정부에서 너무 억누르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에도 교촌치킨 운영사를 방문해 육계 가격이 안정세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물가안정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bhc치킨과 교촌치킨이 각각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올해 2월에는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에서 판매하는 버거 가격을 400원 올렸다.

이에 더해 최근 코코아, 설탕 등 식품 원료 가격 상승에 따라 식품업체도 가격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롯데웰푸드 등이 초콜릿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시기의 차이일 뿐 올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소비는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는 데다 배달 수수료 부담까지 겹쳐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도 서비스 가격을 인상했다.

쿠팡은 지난 12일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4천990원에서 7천890원으로 58.1%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멤버십 회비 인상은 2021년 12월 2천900원에서 4천990원으로 72.1% 올린 이래 2년 4개월 만이다.

신규 회원은 지난 13일부터 변경된 회비가 적용됐고, 기존 회원은 오는 8월 첫 결제일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말 기준 와우멤버십 회원은 약 1천400만명이다. 쿠팡의 멤버십 회비 인상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와의 본격적인 경쟁에 대비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