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품 잘 팔리네" 깜짝…삼성·LG도 결국 뛰어들었다 [이미경의 옹기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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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청소기 韓·中 대전로봇청소기 시장을 두고 한국과 중국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LG전자가 일체형 로봇청소기 시장에 뛰어들면서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인 로보락은 보안과 사후서비스(AS)를 강화하며 중국 제품에 대한 소비자 우려 잠재우기에 나섰다.
中로보락, 한국 매출 증가세
삼성·LG전자도 뒤늦게 참전
중견·중소업체, 중저가 공략
삼성 "보안이 가장 큰 차별점"
로보락 "개인정보 바로 폐기"
◆삼성·엘지, 중견·중소까지 참전
17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의 국내 매출은 2020년 291억원, 2021년 480억원, 2022년 1000억원, 2023년 2000억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비자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로봇청소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시장 상황과 한국 업체에서는 출시하지 않는 진공·물걸레 청소기 일체형 제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은 게 맞물렸다.일체형 제품을 중심으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커지자 삼성·LG전자도 뒤늦게 신제품 출시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일체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스팀'을 선보였다. 국내 대형 가전업체가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선보인 건 처음이다. LG전자 역시 이달 중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그간 국내업체들은 한국 소비자들이 일체형 제품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분리형 제품만 선보여왔다.국내 중견·중소업체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로봇청소기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신일전자는 다음 달 말 100만 원 초반대 일체형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2월 자동 먼지 비움 기능을 더한 '파워클론 로봇청소기R 스테이션'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도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격은 40만원 전후로, 중저가 시장을 공략했다.
◆보안·서비스 강화 앞세워
국내 업체들이 중국제품 대비 강조하는 건 '보안'과 'AS'다. 로봇청소기에 부착된 카메라와 본체 제어를 위해 사용하는 모바일 앱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중국산 제품의 취약점으로 꼽힌다는 점을 고려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비스포크 AI 스팀 출시 미디어 행사 당시 글로벌 인증업체 UL솔루션즈로부터 안전성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보안이 우리가 가지는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로보락은 지난 16일 신제품 출시회를 열고 자사 제품의 보안·안정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서영 한국 마케팅 총괄은 "제품 본체, 앱, 서버 모두 TUV라인란드로부터 보안 인증을 받았다"며 "서버와 데이터는 암호화되어 있는데다 모든 개인 정보는 사용 후 바로 폐기된다"고 설명했다. 로보락이 한국 언론과 유통업체 관계자를 초청해 신제품 행사를 개최한 건 2020년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이다. 경쟁이 심화하는 만큼 관련 내용에 대한 홍보 필요성을 높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보락은 다음달부터 AS도 적극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하이마트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AS 접수처를 352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한국 총판 팅크웨어가 운영하는 직영센터 18곳에서만 AS를 맡길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 기사가 직접 자택을 방문해 제품을 수거해가는 방문 서비스도 신설할 예정이다. 한 가전업체 관계자는 "로보락 제품은 15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에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일반적인 중국산 제품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최초로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고 기술, 서비스 등 다양한 측면을 강조한 이유도 이런 배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