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잭팟' 터진다…롯데관광개발, 흑자전환 전망에 '들썩' [송영찬의 신통유통]

6년 만에 볕든 롯데관광
만년 적자에서 흑자전환 '눈앞'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에 있는 카지노 외관./ 롯데관광개발 제공
코로나19 때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내던 롯데관광개발에 흑자 전환 초록불이 들어왔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아 외국인 관광객들이 크게 늘며 호텔과 카지노 매출이 폭증한 덕분이다. 코로나19 기간에도 계속된 투자가 엔데믹 국면에 빠른 회복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매출 1000억원 넘길 전망

제주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전경./ 롯데관광개발 제공
16일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별도 기준 매출은 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7% 늘었다. 분기 매출이 900억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지노 부문 매출이 699억원으로 작년 1분기(164억원)와 비교해 4배 이상 늘며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공시에서 제외되는 리테일 부문과 이달 말에 집계되는 여행사업 부문을 포함하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0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1분기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카지노 방문객이 같은 기간 142% 증가하는 등 유의미한 실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더 나아가 롯데관광개발이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관광개발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22억원이다. 이 예측이 현실화될 경우 롯데관광개발은 2018년 이후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된다.앞서 2021~2022년 롯데관광개발의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1000억원을 훌쩍 넘겼다. 롯데관광개발은 2018년 파라다이스그룹이 제주 롯데호텔에서 운영하던 카지노 사업권을 인수하며 카지노 딜러 등 전문인력 뿐 아니라 부채 284억원도 떠안았다. 하지만 2021년 제주 드림타워 리조트 개관을 앞두고 코로나19가 터지며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롯데관광개발의 부채 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1600%에 달한다.

코로나19 때 계속한 투자 빛 보나

제주 드림타워 내 카지노 내부 모습./ 롯데관광개발 제공
호텔업계는 롯데관광개발의 가파른 실적 성장세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에도 계속해온 카지노 VIP를 대상으로 한 투자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해외여행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2년 11~12월부터 업계 최초로 일본(2회) 및 홍콩(7회)에 카지노 VIP 고객용 단독 전세기를 띄웠다. 오는 6월엔 도쿄에 사무소 개설도 추진 충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일본 VIP를 유치하기 위해서다.지리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매출과 이익의 대부분이 나오는 드림타워가 외국인의 무사증(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는 제주에 위치해 내륙에 비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서다. 실제 중국인은 지난달 드림타워 내 그랜드하얏트 호텔 투숙객의 45%를 차지하며 내국인 비중(35%)을 크게 뛰어넘었다. 대만(5%)과 미국(2%) 등 기타 국적의 개별관광객도 늘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 카지노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와 거리가 멀어 다른 수도권 카지노 같은 타격도 받지 않았다.

올 상반기엔 더 많은 유커가 제주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경제가 갈수록 회복되고 있어서다. 실제 제주와 중국 난창을 잇는 전세기가 오는 16일부터 주2회 운항을 예고했고, 올 한해만 31척의 크루즈선이 제주 입항을 예고한 상황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투숙객과 카지노 이용객 중 상대적으로 중화권 국적 비중이 높은 만큼 국적을 다변화할 필요는 있을 것”이라며 “일본인 VIP 유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