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소프트랜딩 아닌 '노랜딩'…내년 금리인상 재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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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소매판매 모두 예상치 상회미국 경제가 소프트랜딩(경기 연착륙)이 아니라 노 랜딩(침체 없는 호황)이 거론될 정도로 강세를 띠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장은 당초 올해 세 차례 인하를 기대했다가 이제는 한두 차례 인하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히려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리인하 분위기서 '신중론' 솔솔
"물가 2.5% 이상땐 금리 올릴 수도"
UBS는 15일(현지시간) 투자 메모를 통해 “경기 확장세가 탄력적으로 유지되고 인플레이션율이 2.5% 이상에서 굳어진다면 내년 초부터 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해 내년 중반 연 6.5%까지 오를 수 있는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UBS의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추정치를 웃돈 데다 이날 나온 미국 3월 소매 판매도 추정치를 넘기자 금리 인상이라는 또 다른 가능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이 생각보다 끈질기게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앨런 데트마이스터 UB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의 시차는 생각보다 훨씬 길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최근 자동차 보험료가 오른 것은 몇 년 전부터 자동차값이 급등한 것이 반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지금에 비해 10~15% 정도 조정받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UBS는 “투자자들이 경제가 너무 과열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높은 인플레이션 시나리오에서 국채 매도가 일어나고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기업 주가가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다른 대형은행 역시 금리 인하 기대를 낮추고 있다. 바클레이스와 도이체방크는 오는 9월 혹은 12월에 한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6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77.5%로 집계됐다. 한때 70%를 넘긴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21%에 그쳤다.
Fed에서도 금리 인하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완화적인 정책을 취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금리를 인하할 긴급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방은행 총재도 지난주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한 위험이 줄어들었다”며 “지금까지 생각한 것보다 덜한 완화를 선택하는 게 타당할 수 있다”고 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이현일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