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리 인하 '급제동'…파월 "인플레 잡을 때까지 현상 유지" [Fed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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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물가 데이터에 입장 바꾼 Fed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올해 금리 인하에 급제동을 걸었다. 이전까지 연내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Fed가 태도를 바꾸자 미 국채 금리는 올랐고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까지 "금리 인하 자신감 머지 않아"
16일 "최근 데이터 큰 자신감 주지 못해"
美 3월 소매판매 '깜짝 증가' 등 영향준듯
2년물 美 국채금리 한때 연 5% 넘기도
ECB는 "긴축 완화 시기로 나아가고 있어"
파월 의장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포럼에서 "최근 데이터는 우리에게 더 큰 자신감을 주지 못했으며 오히려 그러한 자신감을 얻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더 많은 진전을 보일 때까지 필요한 기간 동안 현재 수준의 규제를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Fed가 물가 측정에 주로 사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1~2월 모두 전년 대비 2.8% 상승했다. 지난해 3월 5.3%에서 상승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Fed의 물가 목표치인 2%대보다는 높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더 완고한 것으로 판명되면 관리들이 '필요한 한'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ed는 지난해 7월 기준금리를 23년 만에 최고치인 연 5.25~5.5%까지 올린 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현재 통화) 정책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현재로서는 노동 시장 강세와 지금까지의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긴축 정책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축했다. 동시에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면 Fed는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 가능성도 열어뒀다.
시장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올해 금리 인하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단 파월 의장이 최근 다시 오르는 물가와 견조한 노동·소비 시장으로 인해 입장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7일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Fed가 금리 인하에 필요한 자신감을 얻기까지 멀지 않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계속 좋은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미 상무부가 지난 15일 3월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시장 전망치 0.4%) 늘어났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 경제의 견조함을 보여주는 데이터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년 동월 대비 3.2% 증가했던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 3월 3.5%로 더 높아졌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애널리스트는 "파월의 발언은 Fed가 금리 인하 시기를 6월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분석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한때 연 5%를 넘어섰다가 전날 대비 4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981%로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3bp 오른 연 4.659%에 마감했다.
미 증시도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소폭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0.21% 내린 5051.41, 나스닥종합지수는 0.12% 내린 15865.2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는 0.17% 오른 37798.97에 거래됐다. 한편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추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통화 긴축 정책을 합리적으로 단기간에 완화할 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에 대해 조금 더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지만, 우리의 예상대로 움직이고 큰 충격이 없다면 우리는 통화 긴축 정책을 완화해야 하는 순간으로 향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방법으로 ECB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면 연 4%대 예금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