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환율·금리 불안하지만…반발 매수세 기대해 볼까

환율·금리 고공행진 당분간 지속 전망…수출주 IT 자동차 기계 주목
국채금리 급등에도 美기술주 반등…코스피 강보합 출발 예상
17일 국내 증시는 전날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전날 국내 증시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2.28% 내린 2,609.63에, 코스닥지수는 2.30% 하락한 832.81로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5원 오른 1,394.5원으로 마감해 7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중에는 17개월 만에 1,400원대를 찍기도 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200 선물을 1조2천4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5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고환율,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수출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이미 충분히 진행됐지만, 올해의 물가 예상 경로가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채 금리 레벨이 크게 낮아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국의 대규모 실개입이 있지 않은 이상 환율은 빠르게 하향 안정화되기보다 1,300원대 레벨에서 당분간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과거 고환율 시기와 달리 무역수지가 흑자이며, 주요 교역국들의 경기 모멘텀이 양호한 상황에서 발생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국내 수출 업종들이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만드는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증시 변동성 국면을 활용해 IT, 자동차, 기계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간밤 미국 증시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7% 오른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21%, 0.12% 내렸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진다는 더 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했다.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5.01%까지 오르며 5개월 만에 5%선을 돌파했으며, 10년물은 전날 대비 6.4bp 오른 4.672%를 기록했다.

다만 그간 하락에 대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엔비디아(1.64%), AMD(1.96%), 브로드컴(1.40%), 마이크론(0.33%) 등 기술주가 오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0.89%)는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오늘 국내 증시도 미국 기술주 강세 등에 반등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국채 금리 상승에 오름폭은 제한될 수 있다.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경계성 발언 및 그에 따른 금리 상승에도,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주 상승에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장중에는 기술적 매수세 유입 여부, 원/달러 환율 등에 주목하면서 수출 업종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강보합권에서 출발해 제한적인 반등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