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부동산 법률] 갱신거절사유에 대한 입증, 임대인이 더 신경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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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주택임대인은 임차인의 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있지만, 이는 임차인 갱신요구를 거절할 예외사유이니만큼, 상식적으로나 법리상으로 거절사유에 대한 주장입증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①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1. 임차인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2.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3.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4.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한 경우
5. 임차인이 임차한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6. 임차한 주택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7. 임대인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목적 주택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주택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나. 건물이 노후ㆍ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다.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8.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9.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2다279795 건물인도
1. 사안의 개요 및 원심의 판단
가. 원심판결의 이유와 기록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9. 1. 21.경 피고들과 사이에서 이 사건 아파트를 보증금 6억 3,000만 원에 2019. 3. 8.부터 2021. 3. 8.까지 임대하기로 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원고 측은 2020. 12. 17.경 피고들에게 원고와 그 배우자 및 자녀가 이 사건 아파트에서 거주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고, 피고들은 2020. 12. 22.경 원고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3) 원고는 2021. 1. 4.경 피고들에게 임대차계약 만료 후 원고 본인이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며 피고들의 갱신요구를 거절하였다.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갱신거절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1) 2020. 7. 31. 법률 제17470호 개정으로 신설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은 “제6조에도 불구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이 제6조 제1항 전단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면서 제8호에서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들고 있다. 이러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규정의 취지는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하여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1다266631 판결 참조).
2)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존재는 임대인이 단순히 그러한 의사를 표명하였다는 사정이 있다고 하여 곧바로 인정될 수는 없지만, 임대인의 내심에 있는 장래에 대한 계획이라는 위 거절사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임대인의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인정된다면 그러한 의사의 존재를 추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임대인의 주거 상황, 임대인이나 그의 가족의 직장이나 학교 등 사회적 환경,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를 가지게 된 경위, 임대차계약 갱신요구 거절 전후 임대인의 사정,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와 배치ㆍ모순되는 언동의 유무, 이러한 언동으로 계약갱신에 대하여 형성된 임차인의 정당한 신뢰가 훼손될 여지가 있는지 여부, 임대인이 기존 주거지에서 목적 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 및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 있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상 인정되는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원고 측은 이 사건 임대차계약 기간 만료 전에는 원고와 그 배우자, 자녀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할 예정이라고 말하다가 이 사건 소장에서는 원고 본인 또는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할 예정이라고 주장하였고, 2021. 9. 8.자 준비서면에서는 원고 배우자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고 지방에 거주하던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 인근 다른 아파트에 거주하기로 계획하였으나 피고들이 계약갱신을 요구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기로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렇듯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는 사유에 대해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와 같이 바뀌게 된 데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2) 원고 주장 및 원심 인정에 따르더라도, 원고와 배우자는 이 사건 아파트 말고도 이 사건 아파트 인근에 다른 아파트와 다른 지역에도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거절을 할 무렵에 원고는 자녀 교육을 위하여 다른 지역에 있는 주택에 자녀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고, 원고 배우자는 직업상 이유로 이 사건 아파트 인근의 다른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었으므로, 원고와 원고 가족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여야 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와 자녀들이 다른 지역 생활을 청산하거나 이를 위하여 전학 또는 이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정도 없고, 이 사건 아파트 인근의 다른 아파트를 급매로 처분하겠다던 원고 배우자는 이를 처분하지 않은 채 여전히 거주하고 있다.
3) 원고는,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려는 이유에 대해서 지방에서 이 사건 아파트 인근 병원에 다니면서 진료를 받던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병원진료를 쉽게 받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원고 부모의 외래진료확인서를 보더라도 원고 부모는 이 사건 아파트 인근 병원에 최근 11년 동안 1년에 1~5 차례 가량 통원진료를 받았다는 것 외에는 다른 내용이 없다. 원고 부모 거주 지역의 공인중개사가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단순히 원고의 모가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대하여 매매나 전세를 문의하였다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이러한 기재만으로 원고 부모가 사는 아파트를 정리하고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려고 하였음을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구나 원고가 제출한 인테리어 견적서는 그 내용에 이 사건 아파트 인테리어 목적과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운 내용도 있어서 이를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할 목적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보기에는 의심스러운 면이 있다.
4)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한다는 이유로 피고들의 갱신요구를 거절하려면 그에 대한 증명책임을 부담하므로 실제 거주한다는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을 주장ㆍ증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을 보면 원고가 드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나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라고 인정하기에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은 사정뿐만 아니라 원고나 원고 부모가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에 관한 다른 사정이 있는지 등 앞서 본 사정을 종합하여 심리함으로써 원고나 원고 부모의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것인지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심리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실제 거주 의사에 개연성이 있고 그러한 의사와 명백하게 모순되는 행위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갱신거절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단서 제8호의 증명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다음 판결은, 갱신을 거절하면서 임차인에게 일정 금액의 보상을 하고 임대차를 종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갱신요구권 거절에 따른 보상합의로 보기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대인에게 갱신요구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이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7. 5. 선고 2022가단277563 임대차보증금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에 실제 거주할 것임을 들어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제3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임대하였으므로 피고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5항에 따라 갱신거절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제3자에 대한 임대를 양해하는 합의의 존재 여부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1. 9. 14.에 갱신요구권을 포기하거나 제3자에 대한 임대를 포함하는 자유로운 처분을 양해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2021. 9. 14.자 합의 내용은 피고가 원고에게 보증금의 10%를 미리 반환하고 원고가 새로 이주할 주택을 구하는 데 드는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며, 인도일을 임대차종료일보다 12일 가량 연기하여 주고 이로써 ‘이사 문제’를 원만히 해결한다는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위 합의 당시 원고가 “홍 사장이 돈이 필요하다고 그러니까 ..(중략).. 내가 집을 내줘야겠다. 아니 그리고 집을 팔아도 돼요. 지금 우리는 상관 안 할테니깐. 필요하시면.”이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사실만으로는 제3자에 대한 임대 양해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즉, 합의서의 ‘이사 문제’라는 표현이나 “돈이 필요하다고 하니 내가 집을 내줘야 겠다. 집을 팔아도 돼요.”라는 말의 문언과 전체 문맥에 비추어 이를 제3자에 대한 임대를 포함한 일체의 처분을 승인하는 취지로 보기 부족하다.
또한 피고는 실제 거주하려고 하는 경우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므로 보상을 하지 않고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보상을 하였다는 것은 제3자에 대한 임대를 승인하였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법상 권리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원만한 협조를 얻기 위하여 보상할 수 있으므로, 보상금을 지급받고 인도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점만으로 제3자에 대한 임대를 양해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이 사건에서 필자는 임대인인 피고의 소송대리를 했었는데, 비록 서면상 합의는 아니더라도 갱신요구하지 않는 대신 “중개보수”라는 보상을 지급하면서, 매매해도 무방하다는 임차인의 언급이 있었다면, 타인에 대한 임대를 포함하여 포괄적으로 양해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으로 주장했지만, 결국 배척되고 말았다. 서면상 합의가 아니라 의미가 모호할 수 있는 단순한 녹음내용이라 신빙성이 약하다고 판단된 것으로 짐작된다(다음은 필자가 작성 제출한 해당 사건 준비서면 내용이다)
갑4 명도확인서와 을1-2 녹음내용에 “제3자 임대”를 허용하기로 하는 언급이 직접적으로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합의일인 9. 14. 당시 상황은 계약갱신요구로 갈등이 있던 8월말경 직후였습니다. 계약만기를 앞둔 시점에서 임대인인 피고는 시세에 맞춰 3억5천만원 인상을 요구했고, 이에 대해 임차인인 원고는 1억5천만원까지 인상가능하다고 통지하면서 계약갱신을 요구하였습니다(갑2). 그러던 중, 피고는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요구를 거절했습니다(갑3). 위 합의는 그 직후에 이루어졌는 바, 계약갱신요구권행사로 2년 추가 거주하기 위한 보증금인상조건이 피고는 3억5천만원, 원고는 1억5천만원으로 2억원 갭이 있던 상황에서, 원고가 갱신요구를 포기하는 대신에 중개수수료 정도의 금액을 받고 이사를 결정한 것입니다.
제3자에 “매각”하는 것만 임차인이 허용(동의)하고, “임대”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는 판단이 상식적으로 타당한지 되묻고 싶습니다. 2년 갱신요구권을 포기하는 댓가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뭔가를 허용했는데, 녹음에서 분명히“매매”라는 표현이 등장한다면 이는 갑4 명도확인서 내용과 함께 해석할때 “제3자 임대”도 허용하는 것으로 이해함이 타당할 것입니다. 갱신요구권을 포기하고 이사가는 임차인 입장에서 굳이 매매만 허용하고 임대를 거부할 이유는 없기 때문입니다.
민사소송법상 입증은 법관에게 확신을 줄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러야 하기 때문에 입증책임있는 임대인으로서는 입증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위 사례처럼 갱신요구를 거절하는데 대한 댓가로 합의한 것이라면, 임대인으로서는 이를 분명히 하는 내용으로 서면상 합의하는 등 입증책임있는 사람으로서 더 노력해야만 예상치 않은 낭패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한경닷컴 The Lifeist> 최광석 로티스 최광석 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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