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소재가 이끄는 中 증시…외국인 올 들어 11조 순매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중국 당국이 국영 기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증시 부양에 나서면서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큰 중국의 원자재·소재 기업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1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2월 중국 증시에서 607억위안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지난달에도 220억위안어치를 사들였다. 그 결과 상하이지수(+10.37%)와 선전지수(+10.75%)는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증시 누적 순매수액은 579억위안(약 11조원) 규모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 연속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순매도 행렬을 이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팔아치운 주식만 2011억위안(약 38조원)어치였다. 이 기간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지수는 각각 13.28%, 23.01% 하락했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1월 말 증시안정화기금 투입을 시작으로 국유기업의 시가총액 관리를 지시하는 등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또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 50.8을 기록해 6개월만에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정정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국의 경제 회복세가 뚜렷했다"며 "1조위안 규모의 초장기 특별국채도 발행하기로 한 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기대감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호실적이 예상되는 중국 소재·원자재 업종을 눈여겨볼 것을 조언했다. 이 중에서도 국유기업은 중국 당국이 직접적인 주가 관리에 나서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강한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인 강서동업(원자재)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글로벌 구리가격은 인공지능 열풍에 따른 수요 증가로 202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중국 최대 구리생산 기업인 강서동업의 주가도 올 들어 50.56% 올랐다. 다만,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39배 수준에 그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국유기업인 북신건재(건자재업)도 경기 반등 국면에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5.3%로 시장 예상치(4.8%)를 크게 상회했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북신건재의 올해 매출액과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21.1%, 21.0%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관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소비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중국 경기에 대해 과도한 경계보다는 눈높이를 높여야할 시기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