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른다"…빼빼로도 가나초콜릿도 '줄인상'

외식·식품·생필품 등 전방위 가격 인상 본격화
롯데웰푸드, 빼빼로 등 과자·빙과류 17종 가격 평균 12% 인상
굽네·파파이스 2년 만에 가격 인상
원재료 물가 고공행진에 원·달러 환율도 부담…"가격 인상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총선 이후 먹거리 가격 인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앞서 이달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와 파파이스가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국내 최대 초콜릿 사업자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가 대표 제품 빼빼로와 가나초콜릿 등 초콜릿 함유 제품의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롯데웰푸드는 원재료 코코아 가격 상승을 반영해 다음달 1일부터 초콜릿이 든 가나초콜릿과 빼빼로 등 17종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대표 초콜릿인 가나초콜릿(34g) 가격은 1200원에서 1400원으로 200원 인상된다. 빼빼로(54g) 가격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변경된다. 이와 함께 크런키(34g)는 1200원에서 1400원으로, ABC초코(187g)는 6000원에서 66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성수기를 앞둔 빙과류 중에서는 구구크러스터가 5500원으로 500원 비싸지고, 티코의 경우 6000원에서 7000원으로 가격이 변경된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최대 초콜릿 사업자로 카카오빈을 수입해 초콜릿을 만드는 공장을 경남 양산에 운영 중이다. 롯데웰푸드는 가격 인상 배경으로 초콜릿 주재료인 카카오 열매 가공품 코코아 가격 급등과 인건비 등 가공비용 상승을 꼽았다. 15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코코아 선물가격은 t당 1만559달러로 연일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코코아 시세가 지난해부터 오르더니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코코아 재배량은 감소할 전망인 반면 중국 등지의 초콜릿 소비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수급 불안 장기화 속 현재의 가격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토로했다. 이어 "시세 인상분을 다 반영하지는 못하더라도 초콜릿 제품에 한해 제한적인 가격 인상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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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먹거리 가격이 전방위적으로 인상 추세를 나타내는 분위기다. 앞서 외식업계에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굽네와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파파이스가 지난 15일부로 가격을 인상했다. 굽네는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을 고려해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1900원씩 인상했다. 굽네가 가격을 올린 것은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치킨 브랜드 파파이스 역시 치킨과 샌드위치(버거), 디저트류, 음료 등 가격을 100~800원씩 올려 평균 4% 인상했다. 배달 제품 가격은 한층 올리기로 했다. 배달 메뉴에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약 5% 높은 가격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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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일부 외식 프랜차이즈가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 10일 총선이 끝난 만큼 재차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치킨 '빅3' 중 bhc치킨, 교촌치킨이 가격을 인상했고, 올해 2월에는 신세계푸드가 노브랜드 버거의 가격을 평균 3.1% 올렸다.

각 식품·외식기업들은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인상 등을 고려해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슈가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 우려가 일고 있는 설탕의 경우 세계 2위와 3위 수출국인 인도와 태국의 가뭄으로 생산이 급감했고, 가격도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올리브유는 세계 최대 생산국 스페인이 2년 연속 가뭄에 시달리면서 글로벌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국내산 채소 등 역시 가격이 예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장중 14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 상승 역시 부담 요인이다. 국내 식품 기업들은 밀가루와 설탕, 식용유 등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고, 달러로 결제 대금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책 협조의 일환과 고객 부담 최소화를 위해 그동안 가격 인상을 억제했으나, 비용 상승 압박이 너무 커졌다"며 "일부 원재료 가격이 내렸지만, 여전히 원자재 가격이 높은 시기에 매입한 원재료가 투입되는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식품과 외식비 추가 상승 움직임에 따라 소비자의 주머니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상승률은 각각 6.8%(전년 대비), 6%로 전체 물가상승률(3.6%)을 웃돌았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