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소득 덕분에 '안심'했어요"…서울시, 3단계 492가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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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안심소득 시범사업 3단계 약정식’"안심소득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안심'했습니다." (가족돌봄청년 A씨)
오 시장 “대표적인 K-복지모델로 자리매김"
20대인 A씨는 몸이 아픈 부모님을 돌보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다. 2022년도에 A씨의 어머니가 암 진단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아버지도 뇌출혈로 쓰러졌다. A씨는 "가족 돌봄과 일을 병행하기 쉽지 않은데 안심소득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생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안심소득 3단계 492가구 최종 선정
서울시는 올해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할 492가구를 선정했고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지원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1만197가구가 신청해 경쟁률 20대 1을 기록했다. 무작위 방식으로 1차 예비 선정된 가족돌봄청소년 및 청년 534가구, 저소득 위기가구 980가구 중 자격 요건 조사를 거쳐 최종 대상자를 발표했다.안심소득은 ‘오세훈 표’ 복지 실험으로 중위소득의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액(중위소득 85%)과 실제 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원하는 소득보장 모델이다. 서울시는 2022년 484가구, 작년 1100가구를 대상으로 안심소득을 지급하는 실험을 벌이고 있다.지난 1년 6개월여간의 시범사업 결과 참여가구 근로소득이 증가하는 등 삶의 질이 개선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에스테르 뒤플로 MIT교수도 “한국 등 경제 규모가 크고 발전한 나라는 보편적 기본소득보다는 선별적 재정지원이 낫다”고 제도를 높이 평가했다.올해 안심소득 지원 대상은 가족 돌봄 청(소)년 128가구, 저소득 위기 가구 364가구다. 가족돌봄청년 및 청소년이란 신체·정신장애와 질병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가족을 직접 돌봐야 하는 9세 이상~34세 이하 청년을 말한다. 저소득 위기가구는 생활 수준이 어려움에도 재산 기준이 넘거나 근로 무능력 입증 문제 등으로 현 제도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다. 참여 가구별로는 1인 가구가 35%로 가장 많았고, 연령별로는 40~64세가 48.4%로 비중이 높았다.
안심소득 지원 대상자들 "희망·꿈 갖게 돼"
시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안심소득 시범사업 3단계 약정식'을 개최했다. 약정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신규 대상자 약 50가구가 참석해 그간의 사례를 공유했다.꿈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할 시기에 어려운 상황에 있는 청년들의 호응이 높았다. 3단계 사업 참여자로 선정된 이 씨(30대)는 쇼호스트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이 씨는 "회사를 나온 뒤 소득이 일정치 않다 보니 건강보험료와 전기세가 꽤 밀려 있던 상황"이었다며 "안심소득을 발판 삼아 마음이 시키는 일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직업 전환을 준비 중인 또 다른 청년 B씨도 안심소득 혜택을 받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B씨는 "운영하던 헬스장이 코로나 때 직격탄을 맞은 이후 재기하기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회원들의 발걸음이 뚝 끊기면서 B씨의 헬스장은 수입 없이 고정비만 끊임없이 새는 애물단지가 됐다. 그는 "안심소득이라는 정기적인 소득을 받을 수 있어서 희망이 생겼고 현재는 소방안전관리사라는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안심소득은 시민이 자존감을 잃지 않고 희망을 꿈꿀 수 있는 명실상부한 K-복지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안심소득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현행 사회보장제도를 재구조화하고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개편안을 마련해 차세대 복지 표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