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4만주 매입 권유한 '신한금융 맏형'

정상혁 행장, 경영진에 제안
"그룹 믿고 책임경영 실천해야"
신한카드와 환율우대카드 성과
취임 2년 차를 맞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사진)이 신한금융그룹 경영진의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과 그룹사 협업, 글로벌 시장 개척을 주도하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행장과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등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달 신한금융지주 주식 4만여 주를 매수했다. 자사주 5000주를 사들인 정 행장이 “경영진이 그룹의 성장과 미래를 믿고 ‘책임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며 자사주 매입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문 사장(2500주)과 이 사장(2550주) 등이 자사주 매수에 동참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장을 필두로 카드 보험 등 ‘빅3’ CEO가 실적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시장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행장의 그룹사 협업 전략도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손잡고 출시한 100% 환율 우대 카드인 ‘쏠(SOL) 트레블 체크카드’가 대표적이다. 은행 무료 환전 서비스와 일본 3대 편의점 할인 등 카드사 혜택을 결합해 출시 2개월 만에 발급 건수 50만 장을 넘어섰다.

정 행장이 주도한 고객 몰입형 조직체계도 기업대출 자산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작년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개인·기업 중심 사업부제를 없애고 고객솔루션그룹을 출범시켰다. 개인·기업을 막론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영업 몰입도를 높인 신한은행의 올 1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161조9760억원으로 3개월 만에 6조3343억원 늘었다.정 행장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지점·법인 설립 대신 지분 투자를 통한 글로벌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 인도 비은행 학자금대출 1위 기업인 크레딜라와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1억8000만달러를 투자해 크레딜라 지분 10%를 취득하고 현지 소매금융 시장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