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인] 낮엔 의사, 밤엔 시인…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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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는 시인이다. 20세기 미국 현대문학에 한 획을 그었다. 대표작은 <패터슨>으로 패터슨이란 마을의 역사와 인물 등을 다룬 장문의 시다. 짐 자무시 감독의 2017년 영화 ‘패터슨’에 영감을 준 시집이기도 하다.
윌리엄스는 1883년 미국 뉴저지주 러더퍼드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대 의대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전문의 수련을 받았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평생을 고향 러더퍼드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며 시를 썼다.낮에는 진료하고 저녁에는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을 관찰하며 시를 썼다.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살아 있는 언어로 그림 그리듯 생생하게 그려냈다. 동시대 시인들과 달리 구어로 시를 썼는데 이런 이유로 평단의 냉대를 받았다. 말년에 뒤늦은 명성을 얻어 ‘20세기 최고의 미국적 시인’이란 평가를 받았다. 앨런 긴스버그 등의 ‘비트’ 시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줬다.
대표작으로 시와 산문이 뒤섞인 실험적 작품 <봄과 모든 것>, 그의 사후에 퓰리처상을 안겨준 <브뤼헐의 그림들과 다른 시들>, 평생 지역성에 천착한 그의 시 세계와 언어적 실험정신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사시 <패터슨> 등이 있다. 그 시집이 최근 황유원 시인 번역으로 국내 출간됐다. 완역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