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4연속 우승’ 젠지, 신입생 활약 빛났다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우승을 차지한 젠지 e스포츠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 (LCK 제공)
젠지e스포츠가 전대미문의 기록을 달성했다. 젠지는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KSPO돔에서 열린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결승전에서 T1을 세트 스코어 3 대 2로 제압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젠지는 지난 2022 서머 스플릿부터 무려 4연속 LCK 우승을 차지하는 최초의 팀이 됐다.

젠지가 4연속 우승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이번 시즌에 새로 영입한 ‘신입생’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젠지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예상보다 큰 폭의 로스터 변경을 택했다. 미드 라이너인 ‘쵸비’ 정지훈,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을 제외한 3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지난 2023 LCK 스프링과 서머 스플릿을 모두 우승했지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8강 진출에 그치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우선 젠지는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과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를 영입하며 ‘기개쵸’라는 탄탄한 상체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김기인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다. 김건부는 2020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LCK 우승 등을 달성한 최정상급 정글러다. 이에 더해 과거 젠지에서 활동했던 ‘리헨즈’ 손시우를 다시 품으며 바텀 라인에 안정감을 더했다. 또한 김정수 감독과 권영재, ‘마타’ 조세형 코치를 영입하며 코치진에도 변화를 줬다.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우승 후 파이널 MVP를 차지한 젠지 e스포츠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 (LCK 제공)
젠지의 파격적인 영입은 ‘LCK 우승컵’이라는 빛나는 결과로 돌아왔다. 먼저 정글러 김건부는 젠지를 막다른 절벽에서 구해냈다. 결승전 1세트를 승리하며 앞서갔던 젠지는 2, 3세트를 내리 내주며 T1에게 매치 포인트를 내줬다. 한 세트라도 패하면 우승컵을 놓치는 절체절명의 순간, 김건부는 이번 시즌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카직스를 깜짝 기용했다. 시리즈 내내 젠지의 걸림돌이었던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의 신짜오를 제압하기 위해서다. 카직스는 1 대 1 교전에서는 강력하지만 오브젝트 한타 등에서는 약점이 있는 만큼 리스크가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캐니언은 해당 경기에서 5킬 1데스 5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탑 라이너 김기인은 결승전 내내 안정적 활약을 펼치며 T1의 창인 ‘제우스’ 최우제의 활약을 억제했다. 특히 마지막 경기인 5세트에 최우제를 두 번이나 솔로 킬로 잡아내며 팀의 승기를 굳혔다. 그는 강력한 성장을 바탕으로 선봉장에 서며 젠지의 우승를 견인했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김기인은 만장일치로 파이널 MVP에 선정됐고 데뷔 7년 만에 처음으로 LCK 우승을 달성하며 ‘무관의 설움’을 털어냈다.한편 LCK 스프링 우승을 차지한 젠지는 다음 달 1일부터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인 2024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출전한다. T1과 함께 지난 6년 동안 들어 올리지 못한 MSI 우승컵을 되찾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역시 중국리그 LPL 팀인 탑 e스포츠(TES)와 빌리빌리 게이밍(BLG)이다. LPL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MSI 우승을 차지해왔다.

특히 LCK를 네 번 연속 제패한 젠지가 올해는 국제 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에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젠지는 그동안 국내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시즌에도 국제 대회에만 가면 아쉬운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에도 LCK 스프링과 서머를 모두 우승했지만 MSI에선 4위, 롤드컵에선 8강 진출에 그쳤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