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땅에 씨앗 심은 사람들"…與 '3040' 출마자들 뭉쳤다

첫째 주 목요일마다 모이는 '첫목회' 발족
與 김재섭·이승환 등 당선·낙선자 9명
"매달 모여 토론…당 체질 바꾸겠다"
사진=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당협위원장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지세가 약한 수도권과 광주 등 '험지'에 출마했던 3040 후보들이 '당 체질 개선'을 위해 뭉쳤다. 30·40세대인 이들은 "우리 세대의 정치를 한 번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상수 국민의힘 전 인천 서갑 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 '첫목회' 결성 사실을 알렸다. 이름인 첫목회는 '매달 첫째 주 목요일마다 모인다'는 뜻이다. 이들은 지난 17일 이상규 전 서울 성북을 후보가 운영하는 갈빗집에서 첫 회동을 가졌다. '첫목회'에는 김재섭(37·서울 도봉갑) 당선인을 비롯해 이승환(41·서울 중랑을)·이상규(48·서울 성북을)·전상범(45·서울 강북갑)·이재영(49·서울 강동을)·박상수(45·인천 서갑)·박은식(40·광주 동남을)·서정현(39·경기 안산을)·한정민(40·경기 화성을) 후보 등 총 9명이 창립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승환 전 후보는 "척박한 땅에 씨앗을 심은 사람들"이라고 첫목회 구성원을 소개했다.

이들은 2000년대 초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진보 진영의 장기 집권을 끝내고 보수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개혁 소장파로 활동했던 ‘미래를 위한 청년연대’(미래연대)를 롤모델로 삼아 당의 체질을 수도권 중심으로 바꾸고 혁신적인 정책들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박 전 후보는 '첫목회' 결성을 알리는 게시글에서 "개표 결과가 나온 후 '선거를 마치며'란 글을 쓴 뒤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다. 그중 성북을에서 출마한 이상규 후보로부터 글을 보고 너무 공감한다며 한번 만나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그렇게 나와 이상규 후보, 강북갑의 전상범 후보, 중랑을의 이승환 후보 네 명의 단톡방이 만들어지고 어제저녁 만나기로 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선거하는 동안 네 명의 후보가 교류하던 비슷한 심정의 다른 후보들도 초대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슬프게도 우리 당은 원내보다 원외 당협위원장이 더 많은 정당이 됐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당이 가진 그나마 소득은 원외 당협위원장의 압도적 다수가 30·40세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수 전 후보는 "대부분 낙선했지만, 우리 세대의 정치를 한 번 해볼 생각"이라며 "첫목회의 활동이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첫목회 회원들은 중앙당의 미비한 지원으로 고전했던 경험을 공유하며 지역의 풀뿌리 당 조직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매달 하나의 주제를 정해 책을 읽고 토론하는 연구회 성격도 겸할 예정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