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대는 과도…저가 매수세 유입 기대"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환율 레벨 높여"
"유가 95달러 넘을 경우 원화 약세 강화 전망"

"최근 진정세 반영하면 저가 매수세 나올 수도"
"화장품·음식료 등 실적 개선 업종 중심 대응"
지난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가 최근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구간이 '과도'(오버슈팅)하다며, 이 같은 요인으로 내린 코스피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진이 SK증권 연구원은 18일 "과거 원·달러 환율 급등은 신용 리스크 부각에 기인한 것으로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재료들로 1400원이라는 레벨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그는 "눈여겨 봐야할 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이 대체로 1000~1200원 사이에서 변동하는 흐름을 보여왔음에도 2022년 1200원을 돌파한 이후에는 쉽사리 레벨을 낮추지 못하고 있다"며 "니는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보다는 대중 무역수지 적자 지속이 주요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올해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중국 외 국가들에서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 대중 무역수지가 흑자 전환할 수 있을지 여부가 환율이 1300원 밑으로 내려가는데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다른 변수가 없다면 중장기적으로 1100~1400원 사이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제유가가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외환시장에 유가 상승에 취약한 구조라는 게 이유다.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대외 건전성에는 큰 리스크가 발견되지 않으나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폭 개선되기 시작한 무역수지와 외환보유고 등이 재차 감소 전환해 원화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95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수출 개선세가 더 빠르지 않다면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지난해 초를 저점으로 경기 개선, 국내 수출 개선, 외환보유고의 2022년 저점 이후 유지 상태로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판단해 보면 되레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이라며 "이러한 요소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원·달러 환율은 전고점인 1440원 이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높은 수준 유지 후 하락 전환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환율 단기 급등세가 진정되면 국내 증시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한국과 일본의 외환 구두개입에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는 모양새"라며 "화장품과 음식료 업종 내 수출이 좋은 종목 중심으로 업종 상승이 나타나고 있고 코스닥에서도 기관이 11거래일 만에 순매수 전환하는 등 저가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