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11회·수면유도제 2000정…오재원, 그래도 마약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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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야구선수 오재원(39)이 마약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그의 마약 투약과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17일 오재원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 등도 있다.
그런데도 오재원은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9일 지인의 신고를 받고 오재원을 입건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했다. 하지만 음성 결과가 나와 귀가 조처했던 것.
오재원의 마약투약 행각은 아파트 소화전에 숨겨 놓은 필로폰과 주사기에서 나온 DNA가 그의 것과 일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발각됐다. 경찰은 추가 단서를 확인한 지난 3월 19일 그를 체포했고, 22일 구속한 후 추가 수사를 거쳐 검찰에 넘겼다.오재원은 간이시약 검사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을 땐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모발 검사 결과 역시 '음성'이 나올 것으로 확신했다. 디스패치가 공개한 오재원과 신고자 A씨의 녹취록에서 오재원은 "우리가 (마약을) 한 게 적어서 염색 2번 하면 안 나온다"며 "내가 쫄려서 3번 한 거지 안 나온다"면서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너랑 나랑 한 주사위는 내가 태웠고, 네 머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안 나오고, 내 머리에서 안 나오는데 무슨 증거가 있냐"면서 "그냥 수면제를 먹고 헛소리를 한 거라고 경찰에 말하라"며 자수하려는 A씨를 회유했다.
간이시약 검사는 마약 투약 여부를 현장에서 검사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한 것. 보통 소변을 채취하여 시약 검사기 내부의 시약과 반응시켜서 색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약 투약 혐의자의 소변 등에 반응시킨 후 5분에서 10분 정도 후면 결과가 나온다. 다만 투약한 후 5일에서 10일 정도가 지나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마약 검사 중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모발 검사는 머리카락의 주요 성분인 단백질 케라틴에 점착된 마약 성분을 검출하는 기법이다. 머리카락이 1개월에 1cm가량 자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길이에 따라 투약 시점을 1년 안팎까지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염색과 탈색 등으로 케라틴이 손상되면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이 '염색'을 언급한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마약류 확산세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고, 경찰과 긴밀히 협의해 공범 및 여죄에 대해 계속 수사하는 한편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처방에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야구계까지 수사가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재원은 본인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전현직 선수들에게도 대리 처방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오재원이 부탁한 수면제는 불면증 치료 등에 쓰이는 스틸녹스로, 과다복용 시 중독될 수 있어 28일 안에 2회 이상 처방받을 수 없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오재원은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현역 후배 야구 선수에게도 대리처방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재원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은퇴할 때까지 16시즌을 한 팀에서 뛰며 3번(2015, 2016, 2019년)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에 국가대표로 뛰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17일 오재원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 등도 있다.
그런데도 오재원은 간이시약 검사에서 음성 판정받았다. 경찰은 지난달 9일 지인의 신고를 받고 오재원을 입건해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했다. 하지만 음성 결과가 나와 귀가 조처했던 것.
오재원의 마약투약 행각은 아파트 소화전에 숨겨 놓은 필로폰과 주사기에서 나온 DNA가 그의 것과 일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발각됐다. 경찰은 추가 단서를 확인한 지난 3월 19일 그를 체포했고, 22일 구속한 후 추가 수사를 거쳐 검찰에 넘겼다.오재원은 간이시약 검사와 함께 경찰 조사를 받을 땐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모발 검사 결과 역시 '음성'이 나올 것으로 확신했다. 디스패치가 공개한 오재원과 신고자 A씨의 녹취록에서 오재원은 "우리가 (마약을) 한 게 적어서 염색 2번 하면 안 나온다"며 "내가 쫄려서 3번 한 거지 안 나온다"면서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너랑 나랑 한 주사위는 내가 태웠고, 네 머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안 나오고, 내 머리에서 안 나오는데 무슨 증거가 있냐"면서 "그냥 수면제를 먹고 헛소리를 한 거라고 경찰에 말하라"며 자수하려는 A씨를 회유했다.
간이시약 검사는 마약 투약 여부를 현장에서 검사로 간편하게 할 수 있게 한 것. 보통 소변을 채취하여 시약 검사기 내부의 시약과 반응시켜서 색상의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마약 투약 혐의자의 소변 등에 반응시킨 후 5분에서 10분 정도 후면 결과가 나온다. 다만 투약한 후 5일에서 10일 정도가 지나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마약 검사 중 가장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모발 검사는 머리카락의 주요 성분인 단백질 케라틴에 점착된 마약 성분을 검출하는 기법이다. 머리카락이 1개월에 1cm가량 자란다는 점을 고려하면, 길이에 따라 투약 시점을 1년 안팎까지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염색과 탈색 등으로 케라틴이 손상되면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이 '염색'을 언급한 이유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마약류 확산세에 대해 엄정히 대처하고, 경찰과 긴밀히 협의해 공범 및 여죄에 대해 계속 수사하는 한편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재원의 수면제 대리처방에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연루된 정황이 포착되면서 야구계까지 수사가 확대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오재원은 본인이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과 학부모뿐 아니라 전현직 선수들에게도 대리 처방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오재원이 부탁한 수면제는 불면증 치료 등에 쓰이는 스틸녹스로, 과다복용 시 중독될 수 있어 28일 안에 2회 이상 처방받을 수 없는 향정신성의약품이다. 오재원은 전 국가대표 야구선수, 현역 후배 야구 선수에게도 대리처방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재원은 2007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은퇴할 때까지 16시즌을 한 팀에서 뛰며 3번(2015, 2016, 2019년)의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프리미어12에 국가대표로 뛰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