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가구업계 아마존’ 웨이페어, 내달 첫 오프라인 매장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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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판매로는 수익성 한계‘미국 가구업계 아마존’으로 불리는 미국 최대 온라인 가구 플랫폼 ‘웨이페어’(Wayfair)가 다음달 시카고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낸다. 온라인 판매만으로는 수익성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본격적인 판로 개척에 나선 것이다.
오프라인으로 판로개척 나서
가구, 잦은 구매 품목 아니라
마케팅·광고 비용 많이 들고
인플레에 소비자 지갑 닫아
작년 매출 1.8% 쪼그라들어
팬데믹때 집콕 수혜주로 성장
주가 정점 찍고 현재 80% 하락
18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이날 웨이페어는 다음달 23일 자사의 이름을 딴 1호 매장을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외도시 윌멧 ‘이든스 플라자’ 내에 위치하며 15만평방피트(약 1만4000㎡, 4215평) 규모다. 윌멧은 일리노이주 부유층 거주지 중 하나로 백인 인구가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웨이페어가 조스앤드메인, 올모던 등 자사 별도 브랜드 매장을 낸 적은 있지만 대표 브랜드인 웨이페어 매장은 처음이다. 웨이페어가 오프라인까지 영토를 넓히는 이유는 최근 매출 부진과 광고비 지출 증가 등의 이유에서다.
글로벌데이터 리테일의 소매업 분석가인 네일 샌더스는 “웨이페어의 온라인 부문은 매출을 창출하는데 성공했지만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가구는 자주 구매되는 품목이 아니라서 가구업체에 광고는 필수적이다. 온라인 전문인 웨이페어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노출시켜 마케팅 효과를 누리려는 전략이다.
웨이페어에 문제는 막대한 광고비 뿐만이 아니다.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웨이페어는 지난해 매출은 120억달러로 1.8% 감소했고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전세계 직원 13%에 해당하는 1650명을 해고했다. 지난해 1750명을 감원한데 이어 추가 구조조정이다.니라즈 샤 CEO는 평소 직원들에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를 강조해왔지만 최근 공개서한을 통해 회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샤 CEO는 “팬데믹 당시 집 꾸미기를 위한 쇼핑이 급증해 웨이페어의 매출이 180억달러까지 늘었고 이때 고용도 과도하게 늘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예산에 민감한 소비자들은 가구와 같은 고가의 품목을 구매하는데 신중해졌고 웨이페어는 실적도 쪼그라들었다는 설명이다.
샌더스 분석가는 “신규 매장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온라인 시장에서도 웨이페어의 존재감을 더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옴니채널 방식으로 쇼핑하면서 온라인뿐만 아니라 매장 방문도 좋아한다는 사실을 웨이페어가 인정한 셈”이라며 “특히 가구 및 마감재는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전 직접 보고 사용해보고 싶어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날 웨이페어의 주가는 54.74달러로 마감했다. 12개월 동안 주가는 50% 가까이 올랐지만, 정점을 찍었던 팬데믹 때와 비교하면 주가가 바닥 수준이다. 2020년 초 집콕 수혜주로 부상하며 2021년 3월 주가가 343달러(2021년 3월)를 찍고 현재 8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