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이상순도 못 버텼다…2년 만에 결국 '백기' [신현보의 딥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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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 카페 폐업 252곳 '역대 최다'최근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운영하던 제주 카페가 폐업을 예고했다. 개업한 지 약 2년 만이다. 이효리 부부 측은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최근 개업은 줄고 폐업은 늘어나는 모습
관광객 수는 줄고 인건비·원자재 부담↑
경쟁 과도…카페 1제곱킬로미터당 1.2개
하지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제주 현황을 감안하면 이효리 부부 아닌 그 어떤 연예인이 사업을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주 카페 폐업점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제주 업황이 악화된 것이다.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일본 등으로 관광객들의 여행지 대안이 크게 늘면서 제주도 관광객이 감소하는 등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제주 카페 지난해 폐업 역대 최다
19일 한경닷컴이 행정안전부 지방인허가에서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폐업한 제주 커피 전문점(까페+커피숍)이 역대 최다인 252곳으로 집계됐다.지속해서 늘어나던 제주 카페 폐업 수는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2020년부터 줄어들었다. 이는 코로나19 때 해외로 향하는 하늘길이 막히면서 제주도 수요가 급증한 것과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실제 2014년 고점을 찍고 줄어들던 제주 카페 인허가 수는 코로나19와 함께 상조하는 시기로 접어드는 2021년 498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그러나 최근 상황은 반전을 맞이했다. 폐업은 속출하고 개업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제주 카페 폐업 점수는 2022년 251곳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다 폐업 건수를 갱신했다. 2022년 466곳이나 개업했던 제주 카페 인허가 수는 지난해 362곳으로 급감소했다.이미 올해 1분기에만 폐업을 신고한 제주 카페가 80곳에 달한다. 지난해 폐업 건수 3분의 1에 달하는 카페가 3개월 만에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개업한 제주 카페는 69곳으로 지난해 전체 개업 점의 약 20%에 해당한다. 이에 올해 폐업점 수는 작년보다 더 많아지고, 개업점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광객도 줄고…"인건비·원자재 물가 너무 높아"
이러한 상황에서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제주에서 운영하던 카페를 오는 5월 영업을 종료한다고 알렸다. 지난 2022년 7월 영업을 시작한 후 장사가 잘돼 예약제로까지 운영했으나 폐업을 결심한 것이다. 이상순 측은 "사생활 부분"이라면서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이러한 사실을 접한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제주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제주 자영업자들은 "제주는 이색적이지 않으면 살아남지 않는다", "성수기만 바라보고 장사를 계속하기엔 인건비·원자재 물가가 너무 높다" 등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제주 관련 가게 매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이러한 배경에는 최근 제주도로 입도하는 관광객 수가 줄어드는 현상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늘어오던 관광객 수(내국인+외국인)는 지난해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내국인만 따지고 보면 같은 기간 8.3%가 감소했다. 가장 최근 통계치로 올해 누적 관광객 수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 감소했다. 지난 2월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가량 감소했다. 내국인 관광객의 올해 누적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8% 빠졌고, 2월로만 놓고 보면 전년 동월 대비 13.2% 감소했다. 그나마 외국인 관광객으로 버티는 중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제주도 카페 업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과도한 경쟁 때문이다. 3월 기준 영업 중인 제주 카페는 2223곳에 달한다. 제주도 면적은 1850제곱킬로미터다. 1제곱킬로미터당 카페가 1.2개 정도 있는 셈이다. 이는 전국 평균 0.85개를 웃도는 수준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