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절대 운전대를 놓지 않는 노인들…노년행동 전문가가 밝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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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19
고령자 씨, 지금 무슨
생각하세요?
사토 신이치 지음
우윤식 옮김 / 한겨레출판
256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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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행동학 전문가인 사토 신이치 오사카대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왜 노인들은 주변에서 말려도 운전대를 놓지 않는지, 왜 화를 잘 내고 쉽게 버럭하는지 등을 심리학 관점에서 설명한다.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자신이 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체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여기서 괴리가 발생한다. 자존심이 상하고 자기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걸 계속 증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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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사기를 잘 당하는 까닭도 자기 능력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에 있다. 그런 노인에게 보이스피싱 전화가 걸려와 도와달라고 한다. 그러면 노인은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선뜻 나선다. ‘이득을 본다’라는 말에 약한 것도 노인의 특징이라고 한다. 연금에 의지하는 이들은 일해서 돈을 벌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솔깃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겐 너그럽다. 노인에겐 그렇지 못하다. 다 큰 성인인데 왜 어른답게 행동하지 못하느냐고 못마땅해한다. 이 책은 노인들은 왜 자주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노인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하고 이해하는 일은 고령화시대에 필요한 작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