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위성으로 新시장 뚫은 나라스페이스 "5년내 100개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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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저궤도 비행기술 인증인공위성으로 확보한 이미지는 국방뿐 아니라 농업, 금융 등 산업 전반에서 활용한다. 특정 대륙에 농작물 작황이 어느 수준인지를 위성으로 파악해 곡물값을 예측하거나, 특정 지역 유류창고에 기름이 차 있는 정도를 분석할 수도 있다. 이런 데이터는 증권·금융업계의 파생상품 거래에 활용된다.
해상도 0.5m까지 사물 인식
국내 초소형 인공위성 개발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19일 나라스페이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NASA로부터 저궤도 비행기술 인증(Qualified LEO)을 획득했다. 혹독한 우주 환경에서도 위성의 통신과 전기 계통, 자세제어 장치 등이 문제없이 작동한다는 NASA의 검증을 받은 것이다. 아시아 기업 가운데 최초다.박재필 나라스페이스 대표는 “위성업계의 최신 트렌드는 100㎏ 이하 초소형 위성으로 군집을 형성해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라며 “5년 내 초소형 위성 100개 이상을 발사해 재난·재해와 환경 감시, 국방, 금융, 스마트시티 등에서 활용할 각종 데이터를 수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스타트업은 지난해 온보드컴퓨터 부문에서 NASA로부터 기술준비 최고 등급인 9단계(TRL-9)를 인증받기도 했다. 온보드컴퓨터는 위성의 두뇌 역할을 하는 장치로 각 부품에 명령을 내리고 제어한다.
내년 상반기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두 번째 초소형 인공위성 옵서버1B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다. 지난해엔 가로·세로 20㎝, 높이 40㎝, 무게 25㎏의 옵서버1A(사진)를 팰컨9에 실어 발사했다. 지표면 사진을 찍어 분석하는 초소형 위성은 해상도가 성능의 바로미터다. 업계에선 1m 안팎의 해상도를 지녀야 유의미한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나라스페이스는 인공지능(AI)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0.5m까지 지상 사물을 분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위성 무게와 부피를 줄여 경제성도 확보했다. 나라스페이스는 자세제어와 컴퓨터, 열·구조계 등 3개 보드로 분산돼 있던 복잡한 서브시스템을 단일 보드로 통합해 공간과 무게를 대폭 줄였다. 보드 하나의 크기는 가로·세로 10㎝, 높이 1㎝다. 박 대표는 “내외부 시스템을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한 덕분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다”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위성을 통해 산불과 홍수 등 재해를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