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행선 달리던 尹-이재명 첫 회담 성사…협치 발걸음 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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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패배로 입장 선회…尹 '여소야대 돌파', 李 '수권 야당' 셈법
회담 형식·의제가 향후 변수…野 요구한 단독회담 될 듯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거부감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을 열기로 했다. 장기간 극한 대치 정국이 풀리고 여야 간 협치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만남 자체가 큰 변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구하던 이른바 '영수회담'이라는 용어 자체에 부정적이었다. 대통령과 제1야당 당수의 단독 만남을 일컫는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잔재에 불과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 등 각종 형사사건 피의자인 이 대표와 의도적으로 머리를 맞대려 하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이 대표의 거듭된 요구에도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먼저 전화를 걸어 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여당 지도부가 구성되기를 기다려 함께 보는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대화가 이뤄졌다.
결정적 계기는 4·10 총선 패배다. 집권 여당의 참패 이후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거대 야당을 이끄는 이 대표와 만나야 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으로서는 냉엄한 정치 여건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총선 전이나 총선 전이나 총선 후나 여야 의석 숫자는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총선 전까지는 윤 대통령이 물려받은 의석이었다.
자신이 만든 정치적 환경이 아닌만큼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거대 야당의 입법을 거부권으로 홀로 막아설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2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지지율 하락이나 거대 야당만 상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다.
임기 중반으로 향해가는 지금은 여당의 원심력도 강화되는 시기다.
협치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당장 새 국무총리 임명을 위한 국회 인준에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 정부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교육·연금·노동 개혁 등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로서도 대통령실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년 전 취임 당시부터 야당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도 국회 다수당으로서 국정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한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2년간 대화와 협치, 상생이 실종된 정치로 많은 국민께서 실망하셨다며 정부·여당과 야당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계기로 향후 제1야당 대표 내지 국정 파트너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고자 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협치를 통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며 '발목 잡는 야당'을 넘어서서 진정한 대안 야당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회담이 성사까지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많다는 게 변수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과거 영수회담과 같은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단독 회담을 최우선 고려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실이 여야 대표들을 한꺼번에 초청하고자 한다면 형식을 두고 밀고 당기기가 길어질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의 제안은 일대일 회담이었다"며 "그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별도 만남 형식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회담 의제도 마찬가지로 변수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 진상을 규명할 특별검사법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처리를 공언했다.
이 대표가 이 문제를 윤 대통령과 논의하고자 한다면 회담 의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진통을 겪을 확률이 높다.
이 대표는 총선에서 내놓은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 제안도 회담에서 논의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로 중계된 '당원과의 만남' 생방송에서 "전국민 지원금 문제도 얘기해야 한다"며 "민생 개선책, 제도 개혁, 개헌 문제도 최대한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회담 형식·의제가 향후 변수…野 요구한 단독회담 될 듯 윤석열 대통령이 그동안 거부감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을 열기로 했다. 장기간 극한 대치 정국이 풀리고 여야 간 협치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만남 자체가 큰 변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민주당이 요구하던 이른바 '영수회담'이라는 용어 자체에 부정적이었다. 대통령과 제1야당 당수의 단독 만남을 일컫는 영수회담은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겸하던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잔재에 불과하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대장동 의혹 등 각종 형사사건 피의자인 이 대표와 의도적으로 머리를 맞대려 하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이 대표의 거듭된 요구에도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먼저 전화를 걸어 회담을 제안한 것이다.
여당 지도부가 구성되기를 기다려 함께 보는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대화가 이뤄졌다.
결정적 계기는 4·10 총선 패배다. 집권 여당의 참패 이후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인 윤 대통령이 거대 야당을 이끄는 이 대표와 만나야 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 대통령으로서는 냉엄한 정치 여건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총선 전이나 총선 전이나 총선 후나 여야 의석 숫자는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총선 전까지는 윤 대통령이 물려받은 의석이었다.
자신이 만든 정치적 환경이 아닌만큼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거대 야당의 입법을 거부권으로 홀로 막아설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2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지지율 하락이나 거대 야당만 상대하기 어려운 게 아니다.
임기 중반으로 향해가는 지금은 여당의 원심력도 강화되는 시기다.
협치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당장 새 국무총리 임명을 위한 국회 인준에 야당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 정부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교육·연금·노동 개혁 등도 마찬가지다.
이 대표로서도 대통령실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년 전 취임 당시부터 야당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도 국회 다수당으로서 국정에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한 기자회견에서도 "지난 2년간 대화와 협치, 상생이 실종된 정치로 많은 국민께서 실망하셨다며 정부·여당과 야당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계기로 향후 제1야당 대표 내지 국정 파트너로서의 존재감을 키우고자 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협치를 통해 민생 문제를 해결하며 '발목 잡는 야당'을 넘어서서 진정한 대안 야당으로서의 면모를 강화하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회담이 성사까지 선결돼야 할 조건들이 많다는 게 변수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과거 영수회담과 같은 대통령과 이 대표 간 단독 회담을 최우선 고려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실이 여야 대표들을 한꺼번에 초청하고자 한다면 형식을 두고 밀고 당기기가 길어질 수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실의 제안은 일대일 회담이었다"며 "그에 맞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별도 만남 형식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회담 의제도 마찬가지로 변수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등 진상을 규명할 특별검사법과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처리를 공언했다.
이 대표가 이 문제를 윤 대통령과 논의하고자 한다면 회담 의제 선정 단계에서부터 진통을 겪을 확률이 높다.
이 대표는 총선에서 내놓은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 제안도 회담에서 논의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유튜브로 중계된 '당원과의 만남' 생방송에서 "전국민 지원금 문제도 얘기해야 한다"며 "민생 개선책, 제도 개혁, 개헌 문제도 최대한 (논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