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잘 나가는 4대 빅테크…매출 9조원·영업익 6천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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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MS·구글·메타 순으로 많아…실적·세금 축소 논란도
"국내 기업에 '기울어진 운동장'…공정 경쟁 환경 조성해야" 미국계 거대기술기업(빅테크) 4개사(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가 한국에서 지난 1년간 9조원대의 매출과 6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각 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9월 결산 법인인 애플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각각 7조5천240억원, 5천5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6%, 550% 증가한 수치다.
한국 시장에서 10·20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에 따른 역대 최대의 실적이다. 6월 결산 법인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코리아)는 2022년 7월 부터 지난해 6월까지 매출 1조3천698억원, 영업이익 639억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12월 결산 법인인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천653억원, 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4개 유한회사의 최근 1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3천242억원, 6천621억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빅테크의 한국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실적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지난달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월간활성이용자(MAU)가 4천552만명으로 작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와 구글 포털도 각각 3천602만명과 2천992만명으로 4위와 7위를 차지했다. 10위권에 포함된 3개 구글 관련 앱 MAU를 합하면 1억1천100만명을 웃돈다.
이는 MAU 2위인 카카오톡(4천497만명)에 비해 2.5배 수준이다.
3위인 네이버(4천302만명)와 9위 네이버 지도(2천485만명)를 합한 6천787만명과 비교해도 1.6배에 달한다.
이처럼 구글이 국내에서 대표적인 토종 애플리케이션(앱)보다 월등하게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법인세 비용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구글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은 약 155억원으로 네이버(4천964억원)의 3%에 불과했다.
감사보고서상 법인세 비용이 세무회계와의 방식차이로 실제 납세액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는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여서 네이버 대비 구글코리아의 실제 법인세 비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코리아와 구글클라우드코리아, 구글페이먼트코리아 3곳을 합친 법인세 비용도 약 204억원으로 네이버의 4%에 그쳤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MAU 3천99만4천500명을 보유한 메타의 국내 법인 페이스북코리아는 작년 법인세 비용이 50억7천863만원으로 네이버에 비해 1%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외국계 유한회사인 애플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이 2천6억4천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배로 뛴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세 회피 논란을 의식한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낮춤으로써 내수 판매 수익과 영업이익률을 높여 법인세 비용을 어느 정도 현실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이 네이버는 물론 애플코리아보다 적은 것은 국내 이용자의 구매로 발생하는 매출이 해외 매출로 산정되거나 미국 본사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경우 최대 30%의 고(高) 수수료율로 수년째 논란이 되는 앱마켓 인앱결제 수익 등은 매출에 포함하지 않았다.
구글코리아 매출의 82.8%인 3천25억원이 싱가포르 법인인 구글 아시아퍼시픽으로부터 발생하지만, 국내 수익의 대부분인 앱마켓 수수료는 구글 아시아퍼시픽의 매출로 잡혀 구글코리아 매출에서 제외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당국이 구글과 메타 등의 매출 산정 방식 개선과 조세회피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유병준 경영학과 교수는 "법인세 비용과 실제 납입액이 다를 수 있지만 외국계 디지털 기업의 매출 산정 규모를 고려하면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외국 디지털 기업이 조세회피를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부분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당국이 외국 디지털 기업에 과세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외국계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국내 디지털 기업이 세금은 몇 배로 많이 내는 '기울어진 운동장' 상황인 만큼 외국계에 과세하지 못하는 부분은 국내 기업에도 감면해주거나 지원금을 주는 등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명지대 조동근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당국이 미국 대기업을 제재하거나 세제를 신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해외 국가들과 일정 법인세 최저한 세율을 설정함으로써 세금 포탈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국내 기업에 '기울어진 운동장'…공정 경쟁 환경 조성해야" 미국계 거대기술기업(빅테크) 4개사(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가 한국에서 지난 1년간 9조원대의 매출과 6천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각 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9월 결산 법인인 애플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각각 7조5천240억원, 5천5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6%, 550% 증가한 수치다.
한국 시장에서 10·20대의 아이폰 선호 현상에 따른 역대 최대의 실적이다. 6월 결산 법인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코리아)는 2022년 7월 부터 지난해 6월까지 매출 1조3천698억원, 영업이익 639억원의 실적을 나타냈다.
12월 결산 법인인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3천653억원, 6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4개 유한회사의 최근 1년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조3천242억원, 6천621억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빅테크의 한국 시장 지배력을 고려할 때 실적이 축소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는 지난달 한 번 이상 서비스를 이용한 월간활성이용자(MAU)가 4천552만명으로 작년 12월 이후 4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구글 크롬 브라우저와 구글 포털도 각각 3천602만명과 2천992만명으로 4위와 7위를 차지했다. 10위권에 포함된 3개 구글 관련 앱 MAU를 합하면 1억1천100만명을 웃돈다.
이는 MAU 2위인 카카오톡(4천497만명)에 비해 2.5배 수준이다.
3위인 네이버(4천302만명)와 9위 네이버 지도(2천485만명)를 합한 6천787만명과 비교해도 1.6배에 달한다.
이처럼 구글이 국내에서 대표적인 토종 애플리케이션(앱)보다 월등하게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법인세 비용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구글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작년 구글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은 약 155억원으로 네이버(4천964억원)의 3%에 불과했다.
감사보고서상 법인세 비용이 세무회계와의 방식차이로 실제 납세액과는 차이가 있지만 이는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여서 네이버 대비 구글코리아의 실제 법인세 비율도 한 자릿수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구글코리아와 구글클라우드코리아, 구글페이먼트코리아 3곳을 합친 법인세 비용도 약 204억원으로 네이버의 4%에 그쳤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MAU 3천99만4천500명을 보유한 메타의 국내 법인 페이스북코리아는 작년 법인세 비용이 50억7천863만원으로 네이버에 비해 1%에 불과했다.
이는 같은 외국계 유한회사인 애플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이 2천6억4천3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배로 뛴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세 회피 논란을 의식한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를 낮춤으로써 내수 판매 수익과 영업이익률을 높여 법인세 비용을 어느 정도 현실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의 법인세 비용이 네이버는 물론 애플코리아보다 적은 것은 국내 이용자의 구매로 발생하는 매출이 해외 매출로 산정되거나 미국 본사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구글코리아의 경우 최대 30%의 고(高) 수수료율로 수년째 논란이 되는 앱마켓 인앱결제 수익 등은 매출에 포함하지 않았다.
구글코리아 매출의 82.8%인 3천25억원이 싱가포르 법인인 구글 아시아퍼시픽으로부터 발생하지만, 국내 수익의 대부분인 앱마켓 수수료는 구글 아시아퍼시픽의 매출로 잡혀 구글코리아 매출에서 제외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당국이 구글과 메타 등의 매출 산정 방식 개선과 조세회피 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유병준 경영학과 교수는 "법인세 비용과 실제 납입액이 다를 수 있지만 외국계 디지털 기업의 매출 산정 규모를 고려하면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외국 디지털 기업이 조세회피를 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부분으로, 미국과 유럽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당국이 외국 디지털 기업에 과세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외국계보다 규모가 훨씬 작은 국내 디지털 기업이 세금은 몇 배로 많이 내는 '기울어진 운동장' 상황인 만큼 외국계에 과세하지 못하는 부분은 국내 기업에도 감면해주거나 지원금을 주는 등 공정 경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명지대 조동근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당국이 미국 대기업을 제재하거나 세제를 신설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해외 국가들과 일정 법인세 최저한 세율을 설정함으로써 세금 포탈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