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플랫폼이 영화·드라마화 권리 가져선 안돼…공정위 약관 시정

7개사 5개 유형 불공정약관 시정
공정거래위원회가 웹툰 연재 계약서에 드라마·영화화할 권리까지 포함시킨 웹툰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

21일 공정위는 26개 웹툰 플랫폼 사업자의 연재계약서를 심사한 결과 네이버웹툰, 레진엔터테인먼트, 머들웍스, 서울미디어코믹스, 엔씨소프트, 투믹스 등 7개사업자의 5개 유형 불공정 약관을 적발해 시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사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실태점검 차원에서 이뤄졌다. 앞서 2018년에도 공정위는 웹툰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공정 약관을 적발해 시정한 바 있다. 웹툰 시장은 2019년 매출액 6440억원 수준에서 2022년 1조8290억원 수준으로 3배 가까이 성장했다.먼저 공정위는 2차적 저작물 작성권(드라마·영화 등 2차제작물 제작·이용 권리)을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한 조항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2차적 저작물 작성시 다른사업자보다 우선으로 협상하는 권리를 설정해 자신과 합의가 결렬돼 웹툰작가가 제3자와 협상할 경우 자신에게 제시했던 조건보다 불리한 조건을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미리 제한을 가하는 조항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플랫폼 사업자들은 해당 약관을 자진 삭제했다.

뿐만 아니라 공정위는 웹툰 작가의 행위로 손해가 발생하면 사유를 불문하고 모든 손해를 작가가 배상하도록 하는 조항도 시정했다. 또 불명확한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한 조항이나, 해지 사유가 발생했을 때 최고 절차 없이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한 조항도 시정했다.

공정위는 "원저작물 계약에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을 일방적으로 포함하거나 우선협상권을 설정하면서 제3자와의 계약조건까지 미리 제한하는 계약행위를 방지했다는 점에서 창작자의 권리가 크게 개선됐다"며 "웹툰플랫폼 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사, 출판사 등 플랫폼 약관 역시 적극 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