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5억 몰빵, 7000만원 날렸네요"…직장인 '피눈물'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40대 직장인 네오위즈 5억 투자
반년 만에 7000만원 손실

사측 “‘피의 거짓’ DLC 확장 준비
하반기 ‘영웅전설’ 등 신작 출시
내년엔 스토리 기반 게임 역량 강화”
현금성+부동산 자산, 시총의 80%

증권사 평균 목표가 3만625원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7년 9개월의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Getty Images Bank.
“5억원 가까이 한 종목에 투자했는데, 벌써 7000만원 넘게 손실입니다. 신용대출까지 받아서 주식에 투자한 게 화근입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큽니다.”

‘P의 거짓’ 흥행에 5억 투자…반 년 새 7000만원 마이너스

40대 직장인 김 모씨는 3일 기자와의 통화 내내 한숨을 푹 쉬었다. 그는 “액션 RPG 게임 ‘P의 거짓’을 보고 판매량 200만장은 기록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11월 말부터 지금까지 네오위즈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순이익률(지난해 말 기준 12.70%)과 자본이익률(10.37%)이 두 자릿수에다가 부채비율(27.26%)과 자본유보율(5066.72%)이 양호해 무조건 오를 거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게임 ‘P의 거짓’ 흥행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5만3000원(2023년 6월 9일 52주 신고가)까지 올랐기에 반토막 가격에선 사볼 만하다고 생각해 베팅했는데 더 떨어지고 있어서 충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네오위즈에 약 4억7700만원을 투자한 40대 직장인 김 모 씨 계좌 잔고 캡처. 한국경제신문 독자 제공
그의 계좌엔 현재 2만5849원에 산 네오위즈 주식 1만8749주가 있다. 4일 기준 수익률은 -14.72%, 손실 금액은 7021만3648원이다. 그는 “완벽하게 분석했다고 생각했는데 주식이라는 건 참 쉽지가 않다”며 “내일 계좌 수익률이 오늘보다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네오위즈 판교 타워. 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는 2007년 네오위즈홀딩스에서 분할 설립된 회사로 자체 개발을 통한 우수 IP(지식재산권) 확보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집중하는 게임사다. PC·콘솔·모바일 등 플랫폼 유형에 맞춰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주요 게임으로는 ‘P의 거짓’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브라운더스트2’ ‘고양이와 스프’ ‘스컬’ 등이 있다.
네오위즈 액션 RPG 게임 'P의 거짓'. 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 “하반기 ‘영웅전설:가가브 트릴로지’ 등 신작 공세”

독자의 사연을 듣고 네오위즈 관계자에게 올해 사업 계획을 물었다. 그는 “주요 IP가 된 ‘P의 거짓’이 DLC(게임 발매 후 유료·무료로 구매할 수 있는 추가 콘텐츠)로 콘텐츠 확장을 준비 중이고, 일본 니혼 팔콤의 IP로 개발 중인 수집형RPG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등 하반기 다수의 신작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엔 스토리 기반 게임과 PC·콘솔 게임 확대에 집중할 것이다”며 “라운드8(ROUND8) 스튜디오를 포함한 개발 조직에서 새로운 IP 확보를 위해 다수의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회사 파우게임즈가 모바일 신작 ‘킹덤:전쟁의 불씨’ 차기작도 준비 중이라서 적절한 시점에 트레일러 영상 등 구체적인 게임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인디 게임 발굴 및 지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네오위즈 판교 타워 로비 모습. 네오위즈 제공
현재 중장기 전략에 발맞춰 내부 개발 조직을 정비 중이다. 그는 “스토리 기반 게임 개발 방향에 맞는 내러티브 베이스 개발자인 전승호 디렉터·이상균 디렉터를 최근 영입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PC·콘솔 싱글 플레이 게임을 추가하고 세계관과 스토리가 탄탄한 게임 시리즈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 최대 게임사 출신의 개발자들이 설립한 블랭크(BLANK)에 지분 투자했고, 해외 게임 펀드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혀 투자 기회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네오위즈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 네오위즈 제공
PC·콘솔 싱글 플레이 게임이 새 성장 엔진이다. 그는 “‘P의 거짓’ 흥행으로 많은 게이머들이 DLC와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며 “‘P의 거짓’ 차기작이 나왔을 때 본편 이용자들에 더해 신규 이용자 유입을 예상할 수 있고, 전작 대비 더 큰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같은 세계관의 다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나 전후의 이야기를 다룰 때 더 높은 구매 의향을 갖게 될 것이다”며 “탄탄한 세계관, 흥미로운 스토리로 게임 시리즈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네오위즈 '브라운더스트2'. 네오위즈 제공

3년간 영업익 49% 증가…NH證 “올해 378억 벌 듯”

최근 3년간 매출은 우상향이다. 2021년 매출 2612억원, 영업이익 212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3656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을 기록했다. 2년 만에 각각 39.97%, 49.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13%에서 8.64%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2516억원, 부동산 자산은 1140억원이다. 이를 합하면 시가총액(4858억원)의 80% 수준이다. 부채비율이 27.26%에 그칠 정도로 재무 상태는 우량하다.
네오위즈 주가 주봉 그래프 캡처.
총 주식 수는 2203만3719주로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네오위즈홀딩스 외 특수관계인 10인이 지분 37.22%를 들고 있다. 자사주 7.47%, 외국인 지분율 8.90%로 유통 물량은 약 46% 정도다. 다만 지난달 16일 52주 최저가(1만9100원)을 기록할 정도로 주가는 바닥권이다. 이에 주가 부양책을 묻자 “작년에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50억원의 배당을 진행했다”며 “장기 주주환원책은 신작 성과와 안정된 수익 기반 구축이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 “우수 개발팀 영입, IP 확보 등 신작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후 지속가능한 주주환원책도 적극 검토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 네오위즈 제공
출시 한 달 만에 100만장 돌파를 기록한 ‘P의 거짓’은 한국업체가 첫 개발한 소울라이크 패키지 게임(어두운 분위기의 고난도 게임)이다. X(옛 트위터), 디스코드 등 SNS에서 언급이 지속되며 인기를 누리고 있어 주가 상승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사측은 스토리 확장형 DLC와 차기작 개발에 더 집중한다. 다만 중국 게임사 부상과 모바일 게임 정체 위기를 어떻게 뚫을지가 관건이다.
네오위즈 모바일 퍼즐 신작 '오 마이 앤'. 네오위즈 제공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P의 거짓’ 모멘텀 약화로 주가가 하락했으나, 2분기 ‘고양이와 스프’(중국) ‘영웅전설: 가가브 트릴로지’의 출시를 앞두고 있어 관심을 다시 받을 수 있는 시기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 킹소프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판호를 발급받은 ‘고양이와 스프’는 방치형 시뮬레이션 장르적 특성상 광고 매출이 많이 발생할 수 있고 중국 시장서 성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1분기 실적은 매출 947억원(전년 대비 38.1% 증가)과 영업이익 91억원(630.2% 증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이유로 “‘P의 거짓’ 연말 할인 프로모션으로 판매가 늘었고, 전분기에 반영된 상여금과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안 연구원은 올해 매출 3952억원, 영업이익 378억원을 예상했다. 증권사 8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3만625원이다. 현 주가 대비 38.53% 상승 여력이 있다.
네오위즈 '스컬'. 네오위즈 제공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네오위즈가 내놓은 ‘P의 거짓’은 단순히 실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기존 게임 개발 비즈니스 모델에서 콘솔 게임 역량 강화라는 측면에서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며 “지난달 ‘고양이와 스프’ 중국 출시로 실적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게임업종이 전체적으로 소외되어 있어 당분간 주목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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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