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속 돼지사체 칼로 난도질, 알고보니…'논란'

동물권 단체 "죽은 동물도 소품 활용 안돼"
영화 '파묘' 스틸컷. /사진=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 속 돼지 사체를 난도질하는 대살굿 장면에서 실제 돼지 사체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 단체는 "아무리 죽은 동물이라도 촬영 소품이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19일 동물권 단체 '카라'는 '영화 파묘 동물 촬영, 제작사에게 답변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입장문에 따르면 쇼박스는 답변에서 대살굿 장면에 사용된 돼지 사체는 실제 돼지였으며, 은어의 경우에도 최대한 젤리로 만든 대체 소품을 사용하고자 했으나 일부는 살아있는 은어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카라는 지난달 12일 쇼박스에 '영화 촬영에 살아있는 동물이 사용됐는지', '돼지 사체 5구에 칼을 찌르는 장면에 실제 사체를 사용했는지', '실제 동물이 출연했다면 어디에서 섭외되었는지' 등을 묻는 7가지 질문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쇼박스는 실제 동물이 사용됐는지와 관련해 "영화상 표현을 위해 필요한 일부 장면에서는 살아있는 동물이 출연했다"며 "여우 등 촬영과 훈련이 불가한 야생 동물 등 일부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돼지 사체와 관련, 쇼박스 측은 "축산물을 정상적으로 유통 및 거래하고 있는 업체를 통해 기존에 마련되어 있는 5구를 확보해 운송했고, 영화적 표현으로 필요한 부분은 미술 연출 등이 추가됐다"며 "촬영 이후에는 해당 업체에서 회수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살아있는 닭에 칼을 들이미는 장면에서는 날이 서지 않은 촬영용 칼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어류를 먹거나 땅에 뿌리는 장면과 관련해서는 젤리로 만든 대체품과 살아있는 은어를 함께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촬영에 살아있는 동물이 동원된 것과 관련해 쇼박스는 각 동물 촬영은 관리 주체의 현장 감독과 자문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또 동물 촬영에 동원된 포유류는 훈련을 수반하여 가혹하게 촬영되지 않았으며, 어류의 경우에는 양식장을 통해 섭외해 수의사가 대동돼야 한다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카라는 죽은 동물 또한 소품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카라는 "(쇼박스가) 축산물 유통 업체를 통해 돼지 사체를 마련하였다고 밝혔다. 아무리 식용 목적으로 도축되었더라도, 오락적인 이유로 다시 칼로 난도질하는 것이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합당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특히 동물이 공장식 축산을 통해 길러지고, 사체에 동물용 의약품이 잔류해 있거나 인수공통전염병 위험이 있어 동물 사체를 사용하는 것은 공공위생에 큰 위험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