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걸쳐 설치한 히말라야 오지 투표소에 달랑 4명 투표 왜

주민들, 장기간 연결도로 미개설에 항의 표시 '투표 보이콧'
"험한 산길을 헤치고 투표소를 설치하는데 나흘이 걸렸는데, 마을 주민 단 4명만이 투표했다. "
지난 19일(현지시간) 실시된 인도 총선 1단계 지역구에 포함된 북부 우타라칸드주의 히말라야 산맥 오지 마을 투표소를 개설한 인도 선거관리위원회 관리요원 마노지 쿠마르는 현지 신문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이같이 밝혔다.

이 신문은 쿠마르 등 선관위 팀이 히말라야 한 오지 마을에 어렵사리 투표소를 설치했지만, '항의'의 표시로 주민들 투표가 극히 저조했던 사연을 21일 보도했다.

보안요원들과 치안판사 등이 포함된 선관위 관계자 21명은 지난 16일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산맥에 자리한 피토라가르 마을에서 전자투표기(EVM) 등 투표소 개설에 필요한 물품을 가지고 출발했다. 이들은 우선 버스로 구불구불한 산길 80㎞ 구간을 지나 '바람'(Baram)이란 곳에 도착, 그곳의 한 초등학교에서 하루를 묵었다.

다음날엔 산길 16km를 걸은 뒤 마지막 1.8km 오르막 길을 오른 뒤에 드디어 '카나르'(Kanar)라는 마을에 도착, 가까스로 이곳 공립학교에 투표소를 설치했다.

그러나 정작 투표일에 투표소를 찾은 주민은 등록 유권자가 587명 중 고작 4명이었다. 쿠마르는 이 결과에 대해 신문에 "너무 저조한 투표율을 갖고 돌아가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투표를 하지 않은데는 사연이 있었다.

마을로 연결되는 도로를 개설해달라고 오래전부터 요구해왔는데도 수용되지 않자 항의 표시로 보이콧한 것이었다. 주민들은 직전 2019년 총선 때는 같은 이유로 1명도 투표하지 않았다고 한다.

주민 지트 싱은 "정부가 마을 사람들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고서 우리의 기본 권리를 상기하길 바란다"면서 "당국은 우리의 복지에 아무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우리가 투표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19일 시작된 총선은 6월 1일까지 7단계에 걸쳐 실시된다.

개표는 6월 4일 이뤄지고 결과도 당일 나온다.

1단계로 19일 하루 동안은 우타라칸드주 등 전국 21개 주와 4개 연방직할지의 102 지역구에서 투표가 실시됐다. 1단계 투표율은 64%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