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조정' 베트남 전문가 "지금 매수 적기"…반도체 생산기지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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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도 미·중 갈등 반사이익신흥국 중 반도체 생산기지로 떠오른 베트남도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 증시는 올 1분기 급등했다가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며 최근 조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낮아진 지금이 매수 적기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일 베트남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베트남VN30(합성)’은 연초 대비 5.66% 올랐다. 올 들어 3월까지 베트남 VN30지수는 약 15% 급등했다. 미국 S&P500지수(10.7%)보다 상승률이 높았다. 일본 닛케이225(21.2%)를 제외하고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이달 들어 약 8% 하락했다. 대부분의 종목이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자 외국인들이 신흥국 베트남 증시에서 주식을 대거 매도한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환율이 안정세를 찾으면 외국인들이 베트남 증시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 저렴한 인건비로 인텔,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잇달아 유치하고 있어서다. 미·중 갈등에 따른 대체 생산기지로서의 반사이익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2018년 미국이 베트남에서 수입한 반도체는 17억7000만달러(약 2조4450억원) 규모였다”며 “5년이 지난 작년에는 미국의 베트남 반도체 수입 규모가 283% 증가한 67억8000만달러에 달해 신흥국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고 했다.국익을 우선하고 중립을 지키는 베트남의 ‘대나무 외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세 불안 국면에서도 반도체 호황기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대표적 나라가 베트남”이라며 “베트남 시장의 단기 변동성은 심할 수 있지만 동남아시아 지역의 반도체 후공정 생산 중심지로 자리매김한다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최원준 한국투자신탁운용 책임매니저는 “베트남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1배 수준”이라며 “과거 10년 평균 13배 수준이던 것과 비교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