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MZ 팀장과 X세대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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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진학사 캐치 콘텐츠 biz부장열정 많은 30세 최고경영자(CEO)와 경험 많은 70세 인턴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인턴’은 국내에서 관객 36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인턴 벤은 풍부한 노하우와 인생 경험이 무기인 70세 어른이다. 난처한 상황에 놓인 동료를 기꺼이 도와주고, 지식을 나누고 고민 상담까지 해주며 동료들에게 도움을 준다. 큰 나이 차이에도 벤은 어느새 회사에서 가장 신뢰받는 인기인이 된다. 벤의 겸손한 모습이 한국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어른상에 잘 부합해 크게 흥행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에 ‘MZ세대 팀장이 X세대 팀원과 잘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글이 올라왔다. 직무 역량이 뛰어나 팀장으로 발탁됐는데, 본인보다 나이가 많은 팀원들과 일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팀장이 해결책을 묻는 글이었다.역량만 입증되면 나이나 연차와 상관없이 팀장 또는 임원으로 과감히 발탁하는 기업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다. 회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MZ 팀장들은 빠르게 성과를 내고 싶어 마음이 급하다. 팀 내 최고참 팀원을 붙잡고 이것저것 묻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은 생각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여주지 않고, 심지어는 업무 지시를 무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점점 관계는 불편해지고, 고참 팀원에게는 아무 일도 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MZ 팀장들이 영화 ‘인턴’은 영화였을 뿐 현실은 다름을 깨닫는 순간이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내 마음의 벽은 높아지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뿐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X세대도 결국 한 명의 사람’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접근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인정받고, 대접받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상대에게 인정받지 못할 때 사람들은 거부하고 피하는 등 엇나간 행동을 한다.
그들이 원하는 인정을 주려면 사람의 욕망(desire)에 대해 고민하면 된다. 욕망은 생존에 대한 기본적인 필요를 넘어 인간을 움직이는 힘으로, 어떤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감정을 말한다. 앞서 얘기한 인정받고 싶은 마음, 좋은 대접을 받고 싶은 마음과 같은 것이다. 그 누구도 저성과자로 낙인찍히고 싶지 않을 것이고, 그동안 회사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인정받고 싶을 것이다. 승진에서는 탈락했더라도, 업무 전문성을 토대로 실무형 인재로 회사에 기여하고 싶을 수도 있다.
누군가의 욕망을 안다는 것은 큰 힘이다. 이 사람이 가진 원동력, 엔진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피하려고 하는지 궁금해할 때 리더는 더 리더다워진다. 조직의 성과를 이끌고 싶은 MZ 팀장이라면, 출근하는 X세대 팀원을 조금만 더 궁금해하자. 관심이 모든 것의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