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드론배달…대륙 전역이 'AI 실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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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명 인구 등 풍부한 데이터바이두 인공지능(AI) 개발자 콘퍼런스가 열린 중국 선전시 국제컨벤션센터 인근 지하철역. 매표기에 “세계의창 역으로 가는 표 한 장 살게요”라고 중국어로 말하자 기계에 표 가격이 떴다. 7위안(약 1330원)의 전철 표 가격은 스마트폰 QR코드로만 지불할 수 있었다. 일부 지하철역에서는 안면 인식으로 지하철 탑승이 가능했다.
커피 시키자 드론이 10분내 배달
음성인식으로 지하철 표도 구매
지하철역에서 내려 세계의창 테마파크에 도착하자 드론 소리가 들렸다. 말로만 듣던 드론 배달이다. 중국판 배달의민족인 ‘메이퇀’ 앱을 열고 해당 장소를 클릭하자 30분 후 도착 예정이라고 알렸다. 스타벅스 커피 한 잔 배달료는 7위안이다. 메뉴는 음료수와 도시락 등 간단했지만, 배송 버튼을 누르자 드론이 13분 만에 커피 등을 가져다줬다. 배달된 전용 상자는 마련된 수거함에 넣으면 됐다.세계 최대 자율주행 도시로 떠오른 우한시 길거리에서는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버스를 너무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안전요원도 없이 운전석을 비우고 돌아다니는 택시들은 영화 속 미래 도시의 모습 그대로였다. 바이두 로보택시는 베이징 등 1억㎞ 넘는 도로에서 주행하며 데이터를 쌓았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도시 한복판의 하이뎬 공원을 AI 공원으로 꾸미고, 각종 AI 기술을 접목했다. 안면 인식을 이용한 스마트 자판기부터 자율주행 버스, 스마트 트레일 등이 공원에 가득했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각 도시를 AI 실험실로 만들고 있다. 기업들이 마음껏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판을 깔아주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중국의 AI 기업들은 이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마음껏 활용한다.영국 토터스인텔리전스가 발표하는 ‘글로벌 AI 지수’에서 중국(61.6)은 지난해 미국(100)에 이어 2위에 머물렀지만, 정책 부문에서는 93.5로 오히려 미국(90.3)을 앞섰다.
베이징·선전·우한=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