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자사주 매입에 낙관론 확산…모건스탠리 "주가 30% 오른다"

중국 선전에 있는 텐센트 본사(사진=한경DB)
침체에 빠진 중국 빅테크 기업 텐센트에 월가 분석가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저점을 찍고 턴어라운드할 기미가 보인다고 분석한다.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최근 3년간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다. 게임과 SNS 플랫폼에 기업에 대한 기대로 2021년 2월 11일 719.23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하며 300달러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303.80달러에 마감했다. 중국 당국이 온라인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예고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다만 홍콩 항셍지수가 올들어 3.36% 하락하는 와중에도 지수 내 최대 종목인 텐센트 주가는 2.43% 오르며 선방했다.
텐센트 5년 주가 추이(사진=야후파이낸스)
지난 14일 게리 유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텐센트 게임 사업은 1분기는 저점을 찍을 것”이라며 “1분기에는 게임 부문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4% 감소할 전망이지만 2분기에는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센트 주식에 대해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를 400홍콩달러라고 발표했다. 최근 종가 대비 30% 이상 높은 가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 역시 지난 17일 발표한 메모에서 “일본 제외 아시아 국가의 인터넷 주식 중에서는 다각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마진 확대 전망을 고려할 때 텐센트가 최고의 추천 종목”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낙관론에는 텐센트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작용했다고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전했다. 게리 유 모건 스탠리 애널리스트는 텐센트가 올해 최소 130억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쓰기로 한 점을 짚었다. 작년의 두 배 규모다. 그는 텐센트의 자사주 매입이 최대 주주인 프로수스가 텐센트 주식을 지속해서 매각하는 영향을 상쇄한다고 봤다.HSBC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인터넷 및 게임 리서치 책임자인 샬린 류 역시 16일 보고서에서 “현재 프로수스의 1분기 주식 매각 속도를 고려할 때, 2024년 텐센트의 총 자사주 매입 규모는 프로수스의 약 2배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텐센트는 1월 중순부터 일일 자사주 매입 규모를 5억 홍콩달러에서 10억 홍콩달러로 늘렸다.

HSBC 역시 텐센트에 대해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목표 주가를 385홍콩달러로 책정했다. 게임 사업은 올해 하반기는 아니더라도 곧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한다. 샬린 류는 “블랙아웃 기간(실적 발표 한 달 전) 동안 자사주 매입을 할 수 없다는 점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게임 사업의 지속적인 회복과 광고, 핀테크, 비즈니스 서비스의 탄력적인 성장은 텐센트 수익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텐센트는 5월 14일에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