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석유 수입한 중국에 철퇴 예고…유가 급상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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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원유 거래 시 2년간 미국 항구 이용 못해"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이 중국을 포함한 외국 법인이 이란산 원유를 가공 및 유통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360대 58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이 이란산 원유를 구매할 수 없도록 한 법안을 지난 15일 383대 11로 통과시킨 데에 이어 외국 업체에도 제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법안에 따르면 중국을 비롯한 외국 항구, 선박, 정유소 등이 이란산 원유 가공, 운송 등에 '고의로 참여'할 경우 제재 대상으로 분류된다. 금지령을 위반할 경우 2년 동안 미국 항구에 입항할 수 없다. 해당 법안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이란을 상대로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을 지원하기 위한 950억달러 규모의 패키지에 포함될 예정이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자 바이든 행정부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도입한 ‘최대 압박’ 제재를 다시 엄격히 시행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미국은 올들어 유조선 15척을 제재했으나 '효과가 미미했다'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인 만큼 대선을 앞두고 섣불리 석유 공급을 압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오를까
파이낸셜타임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는 원유 규제를 강화할 경우 전 세계 유가 상승을 촉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서치 회사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는 미국이 법안을 전면적으로 시행한다면 유가 상승 폭은 배럴당 8.4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육박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란산 원유 구매를 막기 위해 중국 은행에 제재를 가할 경우 원유 시장에서 하루 최대 150만 배럴이 사라져 유가 폭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미국이 이란을 제재하려다 오히려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 소비자들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올해 17% 뛰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심지어 미국은 지난 17일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제재도 다시 되살리며 연료 가격 상승 위험에 직면했다. 이에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 측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180일 동안 제재를 면제할 수 있는 권한을 행사해 대이란 제재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대이란 제재 법안은 무난히 상원을 통과할 전망이다. 보도에 따르면 하원은 법안과 관련해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도 사전 합의를 마쳤으며 백악관도 법안의 취지에 찬성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