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를 동경했던 코르다…5개 대회 연속 우승 '금자탑'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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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셰브런챔피언십 정상…'최다연승 타이' 대기록불과 2년4개월 전의 일이다. 넬리 코르다(26·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이벤트 대회인 PNC챔피언십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에게 수줍게 다가갔다. 우즈의 주위를 맴돌던 코르다는 용기를 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겠느냐”라는 정중한 물음에 우즈는 “당연하지”라고 화답했다. 우즈와 사진을 찍은 코르다는 “너무 멋져!”라고 외치며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
2021년 4승으로 질주하다
혈전증·부상에 부진 늪 빠져
올해 5승으로 '제2의 전성기'
로페즈·소렌스탐 동급 대기록
한국 유해란은 단독 5위
이랬던 코르다가 이제는 우즈가 떠난 나이키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거듭났다. 지난해 1월 여자 선수 역대 최고 금액(연간 500만달러 이상)에 나이키와 계약한 코르다는 1년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LPGA투어 5개 대회 연속 우승
코르다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런즈의 칼턴우즈클럽(파72)에서 끝난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런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우승했다. 단독 2위 마야 스타크(스웨덴)와는 2타 차이다. LPGA투어 통산 13승을 달성한 코르다가 메이저 정상에 오른 건 2021년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이후 두 번째다.전날 악천후로 3라운드를 마무리하지 못한 코르다는 잔여 7개 홀을 포함해 25개 홀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3라운드 종료 시점에 코르다는 단독 선두 유해란(23)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10언더파)였다. 그러나 4라운드 초반 5개 홀에서 유해란이 3타를 잃었고, 코르다가 3번 홀(파3)과 4번 홀(파5) 연속 버디를 낚아 전세를 뒤집었다. 이후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한동안 타수를 줄이지 못한 코르다는 스타크에게 1타 차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18번 홀(파5) 버디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코르다는 이번 우승으로 200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19년 만에 LPGA투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역대 최다 연속 우승 타이기록이다. 앞서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가 최초로 달성했다. 두 선수 모두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전설이다.
혈전증 극복한 뒤 제2의 전성기 열어
2017년 LPGA투어에 데뷔한 코르다의 전성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21년 첫 번째 ‘코르다 시대’를 열었다. 코르다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그해에만 4승을 거뒀다. 도쿄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코르다는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다.아쉽게도 첫 번째 코르다 시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건강이 문제였다. 2022년 혈전증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라 4개월 동안 필드를 떠나면서 세계 1위 자리를 고진영(29)에게 내줬다. 허리 통증으로 2개월 정도 쉬어야 했던 지난해에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하지만 코르다는 좌절하지 않았다. 정신과 육체를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에 두고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이제는 자신의 우상인 우즈와 비교되는 선수가 됐다. 이 대회 전통인 ‘입수 세리머니’를 펼친 뒤 코르다는 특유의 환한 미소를 보이며 “정말 미친 듯한 몇 주를 보냈다”며 “이제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유해란이 단독 5위(9언더파)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루키’ 임진희(26)가 단독 8위(6언더파), 김아림(29)이 공동 9위(5언더파)로 뒤를 이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