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 '락업 해제' 주의보…"주가 급락 유의해야"

엔젤로보틱스·현대힘스·HB인베스트먼트 등 하락
"공모가 대비 주가 높을수록 급락 가능성 커"
"새내기주 투자 시 실적에 주목해야"
엔젤로보틱스와 현대힘스 주가가 의무보유 확약(락업) 해제 영향으로 하락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공모가 대비 130% 넘게 상승했다가 기관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6분 현재 엔젤로보틱스는 전일 대비 4850원(10.43%) 내린 4만1650원에, 현대힘스는 330원(1.9%) 하락한 1만708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기업공개(IPO) 당시 기관이 일정 기간 팔지 않기로 약속한 의무보유 확약 물량의 매도가 이날부터 가능해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엔젤로보틱스는 기관의 1개월 락업물량 6만4270주(지분율 0.46%)의 매도가 가능해졌다. 이에 더해 전날 전환우선주 93만405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낙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 종목의 전일 종가는 4만6500원으로, 공모가(2만원) 대비 132.5% 상승한 수준이다.

올해 1월 상장한 현대힘스는 3개월 기관 보유한 물량 중 91만1335주의 락업이 이날 풀렸다. 상장 주식수의 2.62%에 달하는 규모다. 전일 종가는 1만7410원으로 공모가(7300원) 대비 138.4% 높게 형성돼있다. HB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전날 3.03% 하락했다. 69만3700주(2.58%)에 대한 3개월 락업이 해제된 날이었다.

증권가에서 락업 해제는 일반적으로 주가에 악재로 받아들인다. 한 금융투자 전문가는 기관투자자의 매매동향은 매수나 매도 중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락업이 해제된 뒤 특정 기관이 주식을 매도하면 다른 기관이 보유한 물량도 덩달아 시장에 쏟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또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차익 실현 욕구도 커진다. 따라서 락업 해제일은 대규모 매도세에 따라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지난 5일 두산로보틱스는 락업 해제일에 7%대 급락한 바 있다. IPO 당시 기관이 6개월 의무보유를 확약한 240만2167주(3.7%)의 매도가 가능해진 날이다. 기관은 108만1260주를 순매도했다. 당일 종가는 7만4700원으로, 공모가 2만6000원 대비 3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주식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세력이 있지 않은 이상, 락업 해제일에 주가가 오르긴 쉽지 않다"며 "공모가 대비 주가가 높을 때 그만큼 대규모 물량이 출회하며 하락폭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락업 해제일에 무조건 주가가 급락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홍 교수의 말대로 시장에 풀리는 물량만큼 이를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많으면 주가는 오히려 오를 수도 있어서다. 지난해 1월30일 LG에너지솔루션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약 4조원어치 물량의 락업이 해제됐지만, 주가는 1% 가깝게 오른 바 있다. 당시 전기차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 따라 투자심리가 확대됐을 때였다.홍기훈 교수는 "시장에 푼 물량을 충분히 받아낼 수 있는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면 급락 여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며 "다만 신규 상장한 종목은 상장지수펀드(ETF) 등 파생상품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미결제약정'처럼 수요를 미리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PO 공모주를 청약하거나 신주 상장사에 투자하려면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결국 기업의 실적 전망치와 보호예수 규모"라며 "공모 당시부터 보호예수 물량을 많이 잡거나 실적 전망치가 부정적이라면 락업 해제일마다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단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