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푸짐하네요"…'반의 반값' 가성비 치킨 인기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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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배달 치킨 3만원 시대“아이들이 치킨을 좋아하는데 배달 시키자니 너무 비싸서요. 요즘은 치킨 사러 마트 갑니다.”
마트 델리치킨 1만원 전후 착한가격에 인기
초등학생 자녀들은 둔 40대 정모 씨는 "대형마트에 장 보러갈 일이 없어도 치킨을 사러 간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아이들이 치킨을 좋아해 자주 먹는데 프랜차이즈 치킨을 시키려니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돼서다. 정씨는 "요즘은 마트 치킨도 품질이 좋아서 오븐이나 에어 프라이어로 데워 먹으면 맛이 괜찮다”고 말했다.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배달비까지 3만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의 1만원대 전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치킨을 찾는 소비자가 뚜렷이 늘고 있다.23일 홈플러스가 지난 3월 한 달간 '델리 치킨류' 매출 상위 5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홈플식탁 한판 닭강정' 매출은 전년 대비 306% 증가했다. 반값 치킨으로 잘 알려진 ‘당당 후라이드 치킨’과 ‘당당 달콤양념치킨’ 등도 잘 팔렸다. '냉동 치킨류' 품목 전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31% 신장, 전월 대비 62% 늘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치킨 수요가 늘어 3월 즉석 조리 상품군 내 치킨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가량 증가했다.
배달 치킨 수요가 일부 마트 치킨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마트 치킨은 대부분 일반 프랜차이즈 치킨과 비슷한 중량이지만 가격은 ‘반의 반값’ 수준. 홈플러스 ‘당당치킨’과 이마트 ‘생생치킨’은 각각 6990원, 998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 ‘뉴한통가아아득 치킨’과 ‘큰 치킨’은 1만5900원인데, 일반 치킨보다 반 마리가 더 많은 한 마리 반 구성이다.마트 치킨이 이 정도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대형마트가 원재료를 대량 조달할 수 있고 임차료·인건비·배달비 등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반면 가격을 올린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은 매출이 감소세다. 지난해 4월 치킨값을 최대 3000원 인상한 교촌에프앤비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4.6% 줄었다.
마트 치킨과 달리 프랜차이즈 치킨들은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bhc도 가격을 올렸고, 최근엔 굽네가 치킨 9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1900원씩 인상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