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위성 새역사 쓴다"…韓최초 초소형 군집위성 1호 발사 [강경주의 IT카페]

[강경주의 IT카페] 134회

'네온샛 1호' 24일 오전 7시8분 발사
한반도 해역 감시 등 안보 대응 역할
2027년까지 총 11대 쏘아올릴 계획
"관측 넘어 통신 위성 경쟁력 확보 중요"
국내 최초 양산형 초소형 군집위성인 '네온샛 1호' / 사진=로켓랩
국가안보 확보, 재난 대응 등 한반도 정밀 감시용으로 양산된 초소형 군집위성이 우주 궤도에 오른다. 정부는 이번 첫 발사에 이어 2027년까지 총 11대의 위성을 쏘아올려 위성 군집을 형성한다는 계획이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KAIST가 개발한 국내 최초 양산형 초소형 군집위성인 '네온샛 1호'는 24일 오전7시8분께 발사될 예정이다. 네온샛은 발사 후 50분 뒤인 7시58분(한국시간)에 로켓과 분리되고, 4시간24분 후인 오전 11시32분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과 교신할 예정이다.총 11기로 구성될 예정인 초소형 군집위성은 한반도와 주변 해역을 감시하고 국가안보 및 재난·재해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네온샛은 '제2의 스페이스X'로 불리는 민간 로켓기업 로캣랩의 일렉트론 발사체에 실렸다. 국내 위성이 로켓랩을 이용하는 첫 사례다.

앞서 지난달 KAIST 인공위성연구소를 출발한 네온샛은 이달 4일 뉴질랜드 마히아 반도의 위성 발사장까지 이동을 완료했다. 이후 발사장에서 한국 연구진들이 상태 점검과 발사체 결합 등 최종 준비를 마쳤다.
초소형 군집위성 1호를 탑재한 로켓랩의 일렉트론 발사체 상단 모습. 태극기가 부착돼 있다. / 사진=로켓랩
발사를 맡은 나스닥 상장사 로켓랩은 스페이스X만큼이나 많은 발사 기록을 갖고 있다. 당초 네온샛은 누리호를 통해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누리호 4차 발사가 2025년으로 미뤄지면서 로켓랩과 손을 잡게 됐다. 국내 위성이 로켓랩 발사체를 이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기준 이 회사 로켓을 통해 발사된 인공위성은 181개에 이른다.로켓랩은 이번 임무에서 주요 탑재체가 '한국의 군집위성'이라고 강조하며,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임무명을 부여했다. 초소형 군집위성 1호가 추후 발사될 11개 위성의 시제기임을 감안해 '군집의 시작(Beginning Of The Swarm)'이라는 의미를 단 것이다. 이번 임무의 로고에는 위성을 개발한 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영문명인 'SaTreC'와 '네온샛'의 이름이 가장 크게 담겼다. KAIST와 쎄트렉아이(S.I),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의 영문명도 담겼다.

네온샛은 100㎏ 이하 경량으로 설계됐다. 저전력·저비용 개념이 적용되고 3년 임무수명을 고려한 상용부품을 사용해 비용을 크게 낮췄다. 또한 KAIST와 함께 산업체 참여를 확대해 민간기업 기술 역량도 높였다. 위성은 지상 500㎞ 궤도에서 흑백으로는 1m 크기, 컬러로는 4m 크기 물체를 분간할 수 있는 광학카메라를 장착했다.

과기정통부는 위성의 군집 운용을 통해 한반도 전역 모자이크 영상 획득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집 운용을 하면 지상을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1기 위성만으론 특정 지역만 관측하거나 궤도를 따라 특정 시간에만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군집위성의 편대비행을 이용하면 이같은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임무의 로고에는 위성을 개발한 KAIST 인공위성연구소의 영문명인 'SaTreC'와 '네온샛'의 이름이 가장 크게 담겼다. KAIST와 쎄트렉아이(S.I),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의 영문명도 담겼다. / 사진=로켓랩
군집위성을 초소형으로 제작한 이유는 경제성 확보 때문이다. 중대형 위성은 대당 수천억 원이 든다. 반면 초소형 위성으로 군집을 형성하면 개발비는 물론 발사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초소형 군집위성은 크기가 작아 한 개의 발사체에 여러 개를 실을 수 있다. 스페이스X의 우주 인터넷 '스타링크'도 지구 저궤도에 군집위성을 쏘아 올려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페이스X는 2019년부터 스타링크 위성을 쏘아 올려 현재 6000개가 넘는 대량 군집을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소형 군집위성 발사 성공은 한반도 상시 감찰을 위한 우주자산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관측을 넘어 고차원 위성으로 통하는 통신 위성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진정한 위성 운용의 자주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KAIST는 이번 발사를 시작으로 2026년과 2027년에 각 5기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로 발사할 계획이다. 이후 2027년 하반기부터 총 11대의 위성을 군집의 형태로 운영·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발사 이후 관제·수신 등은 향후 우주항공청 산하로 개편될 국가위성운영센터에서 담당한다.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후속 위성들도 차질없이 개발해 향후 군집 운용을 통한 안보·재난·재해 등 국가 위기관리 능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이번 초소형 군집위성의 발사와 임무 완수는 대한민국 우주기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연구원들이 네온샛을 점검하는 모습 / 사진=로켓랩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