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하이브식 'K레이블'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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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레이블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에 소속된 자회사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국내 내로라할 회사들을 편입시켜 멀티 레이블을 구성한 것은 한국식 레이블 체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BTS로 대표되는 빅히트뮤직과 빌리프랩, 르세라핌의 쏘스뮤직, 세븐틴이 속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래퍼 겸 프로듀서 지코가 만든 케이오지엔터테인먼트 등 레이블은 엔터사 최초로 대기업집단 지정이 유력시되는 하이브의 성공 비결로 꼽혀왔다.
문제는 멀티 레이블 체제에 내재한 위협 요인이 갈수록 불어나 급기야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그간 하이브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내로라할 스타 군단을 보유한 레이블 간 갈등이 잦았다. 보이지 않는 경쟁과 권력다툼이 끊임없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물밑에 있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진스를 거느린 어도어는 지난해 매출 1102억원, 영업이익 335억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이브가 BTS의 군입대로 인한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울 수 있었던 배경이다. 어도어 사태 이후 증권시장에서 하이브 주가가 폭락한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공룡’ 하이브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 레이블 간 느슨한 연합 형태의 기업 조직은 지속 가능할까. 국내는 물론 글로벌 엔터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이슈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