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이젠 '비-벤-테' 시대…'독일 3강' 구도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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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 26개사 1분기 성적표
BMW 31% 압도적 1위…벤츠 19%로 추격
테슬라 11% 단숨에 두 자릿수 점유율 3위
수입차 판매 정체…나머지 23개사 5% 이하
가성비 주춤…프리미엄 브랜드에만 수요 몰려
'법인차 번호판' 시행…초고가 럭셔리카 위축
이와 함께 초고가 럭셔리카 시장이 위축되고, ‘가성비(가격대비성능)’의 수입차 브랜드들도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한국 수입차 시장은 철저히 ‘프리미엄’ 브랜드에만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 이런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비-벤-테’로 불러주세요
지난 2월까지 100여대 판매에 그쳤던 테슬라는 3월에만 6200대를 팔아 치우며 단숨에 두 자릿수 점유율(11.4%)로 올라섰다. 렉서스 도요타 볼보 등을 제치고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3강으로 올라선 것이다. 3월 판매량 급증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지난 2월 확정되자 기다렸던 전기차 구매 수요가 테슬라로 몰린 덕분이다. 3월 한 달간 테슬라의 판매량만으로도 1분기 한국 수입차 판매량에서 3위에 오른다.
○확실한 프리미엄 이거나 전기차거나
○경기침체·연두색번호판 영향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제도의 영향으로 초고가 럭셔리카나 수퍼카 등의 수요가 급감한 것도 올 들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특징이다. ‘법인 승용차 전용 번호판’ 제도는 8000만원 이상의 승용차를 법인이 구매한 경우 번호판 색깔을 연두색을 적용하는 제도로, 올 들어 시행되고 있다.실제 지난달 8000만원 이상 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31.4% 감소한 3868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체 수입차 판매량에서 법인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감했다.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 중 법인차 등록 비중은 28.4%다. 법인차 등록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이 처음이다. 지난해 법인차 비중은 39.7%이었으며, 럭셔리 브랜드별 법인차 비중으로는 롤스로이스 87.3%, 벤틀리 76.0%, 포르쉐 61.1% 등 초고가 브랜드가 특히 높았다.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석달간 포르쉐가 1년 전보다 23% 판매량이 줄은 것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28%), 랜드로버(41%) 벤틀리(77%) 람보르기니(22%) 캐딜락(24%) 등의 판매가 크게 줄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 168대를 팔았던 벤틀리는 올 들어 같은 기간에 38대 판매에 그쳤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2022년 28만대를 정점으로 수입차 판매가 정체된 시장을 26개 수입차 회사들이 나눠갖는 구조가 됐다”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런 시장 구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