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새 치료가능성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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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
![[사진 왼쪽부터]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박창희 교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404/01.36499309.1.jpg)
고영일·박창희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한국 림프종 임상연구 콘소시움(CISL) 공동연구팀은 DLBCL 치료에 BTK억제제·레날리도마이드·리툭시맙 병용 치료를 진행한 임상 2상시험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23일 발표했다.DLBCL은 빠르게 진행하는 공격성 림프종이다. 악성 림프종의 절반 이상은 이 유형으로 알려졌다. 리툭시맙 등 항암제를 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하는데 환자 10명 중 4명은 1차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
키메릭항원수용체(CAR)-T세포 치료법이 도입되면서 환자들의 치료 결과가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절반 정도는 기대여명이 6개월에 불과하다. 재발·불응성 환자의 사망률이 높아 이들을 위한 새 치료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BTK억제제(아칼라브루티닙)'와 다발성골수종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조절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 C20 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을 병용하는 항암요법(R2A요법)을 개발했다. 이 요법을 환자 66명에게 투여해 치료 반응을 관찰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평균 9개월 간 추적 관찰했더니 객관적 반응률(ORR)은 54.5%로 전체 환자 절반 이상이 종양 크기가 줄거나 종양이 완전히 사라졌다.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는 31.8%였다. 1년 무진행생존(PFS) 비율은 전체 환자의 33.1%로 환자 3명 중 1명은 1년간 종양이 진행되지 않았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BTK억제제가 저위험 림프종뿐 아니라 공격성 림프종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항암제에 기반한 병용요법이 재발·불응성 DLBCL을 완치하는 새 접근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R2A요법이 효과를 내는 환자군을 규명하기 위해 DNA, RNA, 단백질 기반 바이오마커 분석을 추가로 실시했다. 이를 통해 MYD88 돌연변이를 가졌거나 NF-κB 단백질 작용이 활성화된 환자는 유의미한 치료 반응을 보였다.고 교수는 "BTK억제제 기반 항암치료는 CAR-T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DLBCL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로 검증된 R2A요법을 최근 개발 중인 이중항체치료, CAR-T 치료와 병용한다면 생존율을 높이는 또 다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