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대표변호사 "금융규제팀 신설, 중대재해 등 전문팀 강화…올 성장세 회복 확신"

법무법인 광장
김상곤 대표변호사
“로펌은 소금 장수와 우산 장수 아들을 동시에 둔 어머니와 같습니다. 자문이든 송무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김상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사진)는 로펌 경영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광장은 지난해 3723억원의 매출(특허 및 해외사업 제외)을 올렸다. 김앤장에 이어 업계 2위, 법무법인 가운데선 1위(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 기준) 자리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광장은 전통적으로 ‘기업 자문’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 로펌이다.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호황이던 2021년 전년 대비 14%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초저금리 기조가 막을 내리고 역대급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2위 자리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자문 부문 매출이 줄어들면서 역성장(-1.1%)을 기록한 것이다.

김 대표변호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올해 성장세를 되찾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지난 2년간 송무 등 로펌 내 다른 팀들에 투자한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로 M&A 시장까지 회복세로 접어들면 올해 사상 첫 매출 4000억원 돌파도 거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2022년 2월 경영총괄대표로 취임한 김 대표변호사는 로펌 ‘리밸런싱’에 나섰다. 기업 자문에만 사활을 걸다간 대외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규제 부문을 강화한 것도 그 일환이다.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 부국장을 지낸 권태경 변호사(34기) 등 관련 인재를 끌어모았고, 지난달에는 금융규제 모든 영역에서 종합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규제컨설팅팀’을 신설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올해도 금융규제 전문가는 지속적으로 영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무 분야에도 힘을 실었다. 기존 조세, 공정거래, 노동, 형사 등 8개 그룹 아래 100여 개 전문팀에 산업안전·중대재해, 디지털헬스, STO(토큰증권발행), 우주항공산업팀 등 새로워진 산업 환경에 맞는 전문팀을 공격적으로 추가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다른 로펌은 쉽게 갖추기 어려운 자문 분야 역량에 더불어 송무 분야에서도 역량을 충분히 확보했다”며 “머지않아 M&A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 국면에 돌입하면 경쟁 로펌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변호사는 지난달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1994년 광장에 입사해 30년간 광장을 지킨 그는 “로펌은 결국 사람 장사”라며 “경영자의 공감 능력이 800여 명의 변호사가 서로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김 대표변호사는 변호사 업무에 리걸테크(법률 기술)를 도입하는 데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파트너 변호사 비중은 높아지지만, 어쏘시에이트 변호사의 비중은 줄어드는 수급 불균형 문제를 리걸테크로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그는 “개인정보를 다루는 변호사 업무 특성상 리걸테크를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성원 간 신중한 논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민경진/사진=이솔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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