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요구 거세지는데…수출기업 55% "RE100 뭔지 몰라"

무협, 수출기업 610곳 설문…17% "거래처서 RE100 이행 요구받아"
국내 수출기업들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운동'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4일 발표한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14일∼3월 12일 100만달러 이상 수출 제조기업 61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 기업의 54.8%가 RE100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RE100 운동은 오는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하는 자발적 캠페인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428개 기업, 국내에서는 3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BMW, 애플, 구글 등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사들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의 RE100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우려했다.
설문 응답 기업의 16.7%는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41.7%는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전환할 것을 압박받고 있다고 했다. RE100 대응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지만, 수출 중소기업들은 RE100 대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68.3%는 거래처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았을 때 '이행하겠다'고 답했지만, '다른 거래처를 물색하겠다'는 기업이 13.4%, '재생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해외 등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을 고려하겠다'는 기업이 9.5%로 나타났다.

'RE100 요구 기업과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답도 3.6% 있었다. 현재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RE100을 이행 중인 기업들은 자가발전(60.7%·중복 응답)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었고, 녹색 프리미엄(34.8%),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30.3%)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현숙 무협 그린전환팀장은 "RE100 대응 등 재생에너지 조달 및 탄소 배출량 관리가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비용 절감과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고, 단계적으로 가장 유리한 재생에너지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